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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16

by 이름없는선인장


경력직의 조직 적응력


이직을 하면 할수록 어렵다.


업무 파악은 1단계.

조직 생리 (실세 ) 파악, 조직 문화 파악 등 2단계.

협업 부서, 팀 내 동료/팀원 업무 능력 파악 3단계.

서로 협업해서 일하는 합 맞추는 4단계.

회식, 회의, 기타 대화 자리에서 현명한 줄타기 및 이미지 메이킹 5단계.


나이가 들수록 반사신경이 느리다.

분명 면접에선 다양한 조직 환경의 경험이 빠른 적응으로 이어질 거라고 강조했는데,

적응이 더 힘들다.

고정관념과 경험에 의거

주관적 판단이 늘어난다.


전 회사의 잔상이 남는다.

아니 괴롭힌다.


연봉을 조금 낮춰서라도, 더 해외 경험을 하고 싶었고, 국내는 운신의 폭이 좁다고 생각했다. 그때도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조직 내에서 다양한 일을 했고, 역동적이었고, 살아있는 느낌은 있었다. 일은 재미있었다. 팀원들과도 좋은 합이었다.


근데 이제는 연봉이 조금만 더 높게 줄 수 있는 곳 어디라도 불러준다면 가고 싶은 맘이 생긴다. 여기에서의 일은 오히려 더 운신의 폭이 좁고, 한정적이었다. 팀원들과의 합은 찾아볼 수 없고. 팀 구성원을 설득하고 이끌어 가는 것도 이처럼 힘들 수가 없다. 내가 알던 마케팅은 아무도 모르는 듯한 이 곳에 혼자 남겨진 느낌.


조직에 따라 퇴사의 이유는 일도 되었다가, 돈도 되었다가 이렇게 달라지나 보다.

그때도 힘들었지만, 전 회사에서의 익숙함과 그 자리가 그리워진다.

잔상이 위로가 될 줄이야....


지금이 정말 많이 힘든 모양이다.

난 극복하거나, 버티거나.

이 슬럼프를 곧 벗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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