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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이 사라진다.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45

by 이름없는선인장

XXX,

우선 휴직을 결정하고 많은 생각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맘이 편치는 않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서 이 조직에 적응하기까지 각자 서로 다른 위치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생존하기 위해, 또 일을 하기 위해 만났지만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서로 너무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살아온 방식과 업무 스타일도 너무 다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소통”과 “신뢰”만 있다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고, 적절한 업무 공유와 보고만 했다면 이렇게 까지는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어떠한 해결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서로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대화했던 부분들, 또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나 또한 미안합니다. 서로 각자의 자존심과 상처만 생각해서 더 큰 오해를 불러온 적들도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

저는 XXX에게 원했던 건 인간과 팀장으로서의 respect입니다.
저는 항상 XX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이었고, 그건 고스란히 XX의 행동과 말투에서
느껴졌습니다. 그게 XX가 날 편하게 생각하고, 그랬다면, 서로 어떤 부분이
싫어서 고쳐햐 하는지 알아가는 노력이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아무도 우리를 중재하기 위해, 해결해 주기 위해 애쓰지 않았고, 방관만 했습니다.

또한, 아무도 우리에게 fact를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기대치만 컸던 것 같고, 서로 사과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XX도 좋은 날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1년의 휴직이 5개월 남짓,

우연히 다른 회사에 이직한 그녀를 (기사로) 보았다.

휴직 중인데 다른 회사에 근무를 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기사를 낼 생각을 했을까.

휴직 중이라도 현재 회사에는 사직원 제출이 필수인데, 의도적인 건지 (복직까지 계약직이던 어떤 형태로 겸임?) 그냥 안 해도 4대 보험이 변경되면 자동으로 끊긴다고 본 건지... 회사에 와서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해도 안 되지만 참 화가 나기 시작한다.


이직했냐는 물음에도 “그런 걸 왜 물으시냐”며 얼버무리고, 연락을 준다더니 연락도 없고, 기사 봤다는 이야기를 하니 “우와 정말요?” 가 다였다. 진중하지 못한 그녀의 반응이 날 마치 조롱하는 듯했다. 사직처리 관련 인사팀 연결도 필요 없다던 그녀는 또 묵묵부답. 오늘 중에 언제까지 처리할 건지 윗 선에 보고해야 한다고 하니 그제야 나한테 “사직원 팀장님한테 드리면 되냐”라고 반문한다. 인사팀에 문의해서 후처리 요청을 했다. 더 이상 내가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


마지막까지

참 한결같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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