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더 이상 장점이 아닌 세상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 ep 36

by 이름없는선인장

‘내가 예전에 했던 경험이 더 이상 현재의 업무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경험은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최근 외부 세미나나 포럼 등에서, 기성 새대와 90년대생 간의 인식, 일하는 방식, 가치관을 줄이자는 말의 서두에는

흔히 관리자, 팀장, “꼰대”들의 “나 때는 말이지”가 객관적으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로 기성세대들의 일하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도 않고, 그런 방식으로 실무를 해 본 적이 없는 팀장들이 과연 얼마나 일을 가르쳐 줄 수 있느냐의 말들을 했을 때, 기분은 딱히 좋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었다.

왜냐면, 나 자신 또한, 항상 새로운 분야까지 계속 알려고 노력하고, 뒤처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데이터 마케팅, 어느덧 우리는 숫자로 모든 것을 대변하고, 데이터로 모든 것을 객관화한다.

거기에 동반되는 콘텐츠 마케팅은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성, 그리고 온라인 지표들을 같이 분석하여 반영한다.

기획, 전략 등 전반적인 부분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4P 시대에 살지 않는다.


요즘같이 팀장이 변하는 시대를 수용하고, 변하는 젊은 세대들의 방식을 수용하고, 조율하는 자리가 되었을 때, 경험과 전문성이 더 이상 크게 메리트로 느껴지지 않을 때,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소통도 소통이요, 인간관계라는 것도 힘든데, 가끔은 크게 ‘전문성’을 갖추기 힘든 분야가 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기획력과 창의력도 갖추고 있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분석해 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마케터’라고 하는 호칭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회사마다 ‘마케팅’의 역량과 기대치가 다르기도 하지만, 4P시대 때는 제품 수명주기의 전체를 관할하기도 하고, ATL(매체 광고) / BTL(오프라인) 정도만 나누면 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채널보다는 CTL/ 웹/앱,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두루 섭렵하고, 24시간 열려있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리싸움을 한다.


나는 팀에서 실무적 사수와 팀장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마땅히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실무적 교육을 시킬 사람도 없고, 실무를 손에서 놓은 지 좀 된 팀장이 팀원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팀원도 팀장보다는 ‘직속 선배’ ‘선임’을 통해 실무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모든 조직에서 혼자 일을 배워나가야 할 때, 원망은 팀장에게 더 가는 듯하다.

팀원은 “해보셨다면 다 아시는 것 아니냐” “해보셨다면 보여달라”라고 할 때, 난 머뭇거리게 된다.

관리자가 “아는 범위”는 실무를 “다 하는 범위”가 아니라, 의사 결정에 필요한 부분에서 아는 것임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은, 아니 예전에 “라테”처럼, “저 팀장은 하는 것도 없이 앉아있고, 자리만 축 낸다는” 꼰대 시대로의

진입일까 싶어 불안한 것일까.

“왜 내가 팀원에게 내 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나 때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맨 땅에 헤딩했는데

왜 그런 노력도 안 하는 걸까... 서로 탓을 하기 시작하면 그건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임지는 자리..

섭섭하고 서운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괜찮다.


아직은 나의 경험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신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ing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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