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순간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 42

by 이름없는선인장

빛과 같은 속도로... 바로 지금!

마법 같은 마케팅으로!



마케터로서 힘든 건,

마케터는 항상 “크리에이티브(creative)”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어느 순간이던 항상 창의적인 기획이 나오고,

아이디어 뱅크에,

시장의 흐름도 실시간 파악해야 하고,

고객을 알고, 고객의 가치도 전달하고,

각종 카피라이트, 이미지, 시각적 효과 전달은 덤이요,


이제는 자연재해에 가까운 ‘코로나 19’로 세계 경제시장이 무너지는 이 시기에도 ‘위기’는 ‘기회’라고 기발한 발상과 아이디어로 갑자기 안 하던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 효과 있는!), 하여 빨리 매출을 올리란다.


매일 마케팅팀이니 번득이는 기획안 하나 안 올리냐며 푸시를 하신다.


기획안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도 아니요,

어떠한 개발을 추가로 하는 건 무리요. 시간도 없고.

그저 있는 서비스에서 ‘새롭고’,’ 차별화되고’,’ 사고 싶은’ 제품이 되게 하여 캠페인 하나, 그것도 ‘글로벌’한 캠페인 기획하란다.




안다.

그래..”전시상황”이다.

전쟁터.

살아남아야겠지...


회사에서는 해외 상황이 더 악화되면

해외 사업 축소 이야기가 나오고

연일 구조조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없던 아이디어가 샘솟을까...

힘든 건 알겠지만 뭐라도 만들어 내란다.

이벤트만 하면, 광고만 하면,.. 다 되나??

이럴 때 다같이 해보자! 이런 건 없는 건가...


코로나 기간 동안의 가격 결정도 안 해 주고,

돈과 인력을 최대한 투자하지도 않을거고,

막연히 마케팅으로만 발 빠르게 시장 대처하고

매출 한 달 안에 올리는 마케팅을 만들어내라고?

나보고 책임지라고?


그럼...

위에선 무엇을 해주는 거지?

임원들은 뭘 하는거지?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 싸우겠다 라고 하면

총과 총알은 알아서 구하고,

어디에 폭탄이 떨어질지 알아서 하라는 것처럼.

지휘관은 무얼 결정하나요?


내가 시니컬한 걸까...


그래도 걱정된다. 가뜩이나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다들 사회적 격리(social distancing)를 하고 있는데, 이런 예민하고 민감한 시기에 진정성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지만, 회사는 고객을 위한 게 아닌, 회사 입장에서 살기 위해 급급한 것 같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짜 알고 있는 것일까? 정말 이게 위기를 돌파할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믿는 것 일까?




갑자기 위기 상황이 되니

갑자기 마케팅이면 될 것이다라며

마케팅이 만능 해결사인 것처럼

너무 쉽게 말한다.

세계적 붐(boom)이 어느 정도의 광고비 투자 없이는 힘든데...안 쓰던 돈을 나보고 책임지고 쓰라고 한다면 난 솔직히 자신이 없다.

코로나 19가 언제 끝날지 내가 어떻게 아나요...


그냥,

이럴 때는 내가 광고홍보 대행사 출신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쁜 의미는 아니지만, 나는 스토리텔링과 trigger 한 마케팅을, 그리고 클라이언트 대상으로 ‘설득’하는 PT와 제안하던 업무를 한 마케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뭔들 될 것 같은 기획안을 제안하고 내 본 적은 없었으니... 이게 인하우스의 한계인가...


아니면,

어쩌면,

위기일 때 도전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안전주의 성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능 해결사가 되지 못하는 마케팅이,

항상 일을 할 때도 100% 정답과 확신이 없는 마케팅이란 업무가 이렇게 막막하게 다가오는 때가 없는 것 같다.


마케팅의 전문성은 경험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더니... 딱 그런 느낌이다.


무기력해지는 하루.

일한만큼 확신이 서지 않는 하루.


Where is my Sup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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