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면접자 때론 면접관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04

by 이름없는선인장



지금 직장은 나의 4번째 직장이다.


3번의 이직, 구직 활동들을 하며 저도 때론 면접자로, 때론 면접관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면접자가 되고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것은 말처럼, 마음처럼 쉽지 않다.


면접은 항상 쉽지 않은 일이다.

(하기 내용은 저의 경험에 근거하고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1. 면접관으로서 이야기

면접관으로서, -나는 주로 실무 1차 면접관으로 진행한다. 개인당 15분에서 30분 내외 시간에 서류와 심층 면접을 하여 한 사람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면접이라는 것 자체가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것으로 “열심히 하겠다” “할 수 있다” “노력한다” “배워보겠다” 등 다양한 긍정 답변들이 나올 수 밖엔 없지만, 적어도 저는 그런 답변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말하는 후보자들의 답변을 더 선호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직무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부분도, 각 후보자의 과거 경험에 기반한 적합 여부 파악을 위해 묻고 또 묻지만, 메아리 같은 애매한 답변만이 돌아올 때는 난감하다. 서류 전형에서 최대한 적합성을 맞추고 4 배수 정도의 인재풀을 추려도 적합한 인재를 찾기가 힘들다. 또 업무 기술서나 프로젝트도 혼자 일한 부분과 같이 일한 부분이 불명확하고, 실무는 전 회사의 직무 정의와 현 회사의 갭(gap)이 있을 수 있어 확인을 하기 위해, 선호도 파악을 위해 질문한다.


덧,

간혹 경력직 입사자들은 적응을 못하며 흔히 “이런 건 전 직장에서 제 일이 아니었는데...”, “이것까지 해야 되나요?”, “이건 다른 부서 일인데요?”라며 조금만 업무영역이 달라지면 반감을 표시한다. 면접 시 모든 할 수 있고, 조율하며 효율적으로 업무 가능하다던 그들은 어디 간 것일까?


중소기업 vs 대기업

중소기업에선 다양한 부서의 일을 겸직하며 진행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 ‘체계가 없고 일이 힘들어도 위로 올라갈수록 일처리 하는 업무 스펙트럼은 더 넓다. 면접 시 나는 중소기업 출신도 선호한다. 대기업은 직무가 세세히 나누어져 있어 간혹 본인 일 이외에 큰 그림을 보기가 힘이 들고, 연봉을 맞추기도 힘들다. 어쩌면 전자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후자는 전문가(specialist) 육성에 더 원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 자신도 어느 한쪽을 택하기란 쉽지 않지만, 아쉽게도 확실히 후자가 이직 시장에서 더 선호되는 듯하다.

(저는 대기업 6년, 2곳의 중소기업에서 약 11년, 중견기업 1년 정도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원으로서의 적합성

공고에 명시된 역할은 실제 업무 + 추가 예상 업무를 포괄한다. 면접을 진행한다는 것은 당연히 현재 TO 또는 충원 니즈에 맞는 인재를 원하기에 그에 꼭 맞는 인재를 찾고 싶어 하지만 신생팀이고 세팅 단계가 아니라면, 소속될 현 팀원들의 특성 및 조화도를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어느 팀이던 팀워크가 필요하고 조직문화와 적합한지, 여러 면에서 그 합을 봐야 하니까요. 그래서 업무의 숙련도 외에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말투, 태도, 성품 등을 두루 면접한다. 사람의 행동은 섣불리 변하지 않으니까.



2. 면접자로서 이야기


많지만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보는 면접자로서 면접이 더 힘든 것 같다. 서로 직장을 찾는 기준과 조직의 fit에 대한 부분, 그리고 배우는 입장이 아닌 관리자급으로 면접은 다방면에서 요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경력이 있기에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어필은 하지만, 짧은 시간에 새로운 접근을 통해 외부적 시각이지만 현업에 필요한 시사점을 드리고자 업종이나 기업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한다.


질문은 직급에 따라

중간관리자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진 않기에 논리적이면서 유연한 사고와 원만한 성격을 가졌는지, 위기 대처 능력은 어떤지, 의사 결정 스타일이 어떤지에 보통 리더십 스타일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쨌든 경력과 경험이 늘어나도 면접은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적응해야 하고 계속 다듬어 나가야 하는 넘어야 할 산 같다. 결론은 이러나저러나 거절의 의미인 면접에서 떨어지는 건 언제나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어렸을 때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덧,

양쪽 다 연봉 처우에 대한 기대치로 더 깐깐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최대한 ‘적합한 인재’ 룰 찾아야 하고, 저도 최대한 제 역량이 필요로 하는 조직에서 일을 하고 싶으니까요.




이런 고비들을 지나, 제일 힘든 건 경력자들이 3개월 또는 1년만 버티고 나가는 부분이다. 그래서 ‘적응기간’에 불안하기도 하다. 어느 이직이건 일에 익숙해도 조직 문화를 받아들이는 걸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이건 경력자나 신입의 구분이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직장 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조직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잦은 이직자들은 부정적인 영향이 간다. (우린 뭐 여기 남고 싶어서 남았나 라는 말들을 하며 씁쓸해한다) 평생직장은 없지만 그래도 서로 팀워크가 맞아 오래 같이 재밌게 일하고 싶다는, 경험하고 싶다는 후배님들이 많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던 나 또한 그러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