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34
2019년 하반기 인사 평가가 끝났다.
이로써 2019년도 마감하는 듯하다.
이번 평가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옳았다고 생각한 기존 평가가
자꾸 무너진다. 성과를 봐야 하는데 감정이 올라오고, 팀 평가가 좋지 않아 누군가는 생각보다 너무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어 퇴근도 못하고 계속 수정했다. 팀원들은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 줄까?
이해받으려고 하는 평가도, 점수도 아니지만 말이다.
나 또한 팀 평가 결과를 받았을 때 반문하고 의아한 부분이 있어 윗선에 의의 재기를 했다. 내가 무슨 점수를 줘도 그들은 상대적일 것이다. 어떤 팀원은 자기 평가 점수가 내가 준 점수보다 낮다. 어떤 팀원은 자기 평가를 너무 낮게 줘서 내가 다 안쓰러울 지경.
그럼에도 팀의 “정량적” 평가에 기여한 팀원에게 감정을 배제하고, 과정의 태도 문제들을 배제하고, 중요도, 기여도 부분을 보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내내 최하위점 팀원이 맘에 걸리고, 나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업무 스타일이 나에게 맞지 않은 팀원 점수를 높게 줬다. 사람들은 인사권을 가진 내가 그 힘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그것을 컨트롤(?)하는 데 이용하라고 했지만, 나는 자신이 없었다. 나중에 KPI를 초과 달성했는데도 왜 점수가 낮냐고 반문하면, 그건 내가 생각해도 리더로서 너무 감정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기준을 안 세운 것도 잘못일 것이다. 그들의 성과달성률, 팀 기여도, 평소 업무태도, 협업성 등을 합산하여 어떻게 평가할 거라고 공지한 적이 없으니.. 과정보다 결과가 중시한 꼴이 됐고, 평소에 감정이 섞여 불편한 팀원의 눈치만 보며 져 준 느낌도 들지만, 평가는 평가다.
한 두어 명 빼고는 불만을 가질 것이고 난 또 면담을 하겠지만 슬라이딩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다. 누군가는 본인의 성과 대비 낮을 수밖에... 팀 안에서 업무 기여도를 본다면 말이다.
팀장은 어려운 자리다.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누구에게 이해받기도 힘든 자리다.
맘이 아픈 자리다.
외로운 자리다.
연말이지만..
미안해지는 밤이다.
지나간 일에 잔재가 머리를 뒤흔든다.
팀원을 다 만족하는 평가를 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누군가를 평가하는 자리는 정말 불편하다.
이렇게 인사 시즌이 또 끝났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이번 주에
정신 없이 이 곳에서..
벌써 2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