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욕받이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 35

by 이름없는선인장

아무리 냉정하고, 아무리 최악의 평가를 예상한다고 해도, 당사자들은 평가를 받으면 다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데?" 또는 ”난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팀장님은 평가를 이렇게 주시지?”라며 불만이 가득하다. (잘 주면 딱 한 마디, “감사합니다”) 왜 자신이 그런 평가를 받았는지, 또는 평가의 기준, 성과보다는 안 보이는 “노력”을 반영해 주기 바란다. 하지만 모두 다 그렇게 줄 수는 없다. 노력만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이번에도 우리 팀은 성적이 좋지 않아, 팀원들이 낮은 점수를 받아야 했다.

내가 생각해도, 업무를 다 하고, 성과도 냈는데, 그 등급을 줘야 하는 내 마음도 너무 화가 나고 좋지 않았다. 주어진 메트릭스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하려고 노력했지만, 팀원들에게는 사전에 평가시스템의 한계라고 밖에 설명을 해 줄 수없었다. (팀원이 세세하게 나의 고충을 이해할거라 생각진 않는다)


내 평가 기준에서는 맞지 않는 점수이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은 낮은 점수를 받아야 했다. 팀장이 되는 순간 그 자리는 누구를 평가하고, 해야 하고, 또 그 결과만큼의 무게와 욕받이가 포함되는 듯하다. (팀원일 때는 팀장은 돈 더 받으니 그런 것도 다 포함된 연봉 아니냐며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가 그렇지도 않은데...서로 탓만 하기엔, 팀장이니 다 책임지라는 말은 정말 힘이 빠진다)


어쨌든 팀원은 왜 고생은 고생대로 했는데 이 등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본인이 너무 기분이 나쁘고, 자기가 이 팀에 꼭 필요한 팀원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면담 초반 70프로가 팀장 탓이었다. 출장 가서 법인장 독대 안 했다고. (담당자도 안 가는 출장을 왜 내가 가야 하는지 ...회의는 출장을 가야만 하나?) 본인의 업무를 개선하려고 한 부분이 없어서, 업무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데 그냥 바라만 보는 게...다른제안에도 변화가 없는데....그럼에도 그냥 내 탓을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내가 팀원을 육성하지 못했고, 제대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게 하지 못했기에 내 잘못도 있다. 평가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서로 어긋났다. 나도 이런 평가를 내릴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팀원이 감정적으로 100% 맘에 들지 않는다 하여 감정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고 다른 팀원들과의 상대적인 평가도 있지만, 기혼, 나이, 진급을 고려하여, 올려 주는 것도 난 아니라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바로 개인평가 후에 팀장 평가도 하기 때문에 내 평가가 좋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서로 평가하고, 서로 평가받고... 서로 기분이 나쁘고...아랫사람은 위에 사람 탓. 어떻게 평가해도 불만족스러운 결과면 팀장은 그냥 욕받이. 난 묻고 싶다. 팀원들에게 본인들이 팀원들 평가 해보라고.


서로에게 탓을 하고, 기대치가 달랐고, 이해관계를 좁힐 수 없다. 이럴 거면 평가를 왜 했니...기분만 나쁘다.


하루 종일 “팀장님 탓” 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표정이, 맕이 귀에 맴돈다.

나는야 욕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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