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41
의미를 두자는 건 아니지만,
내일은 내 생일이다.
근데 정말 무거운 숙제를 떠안고 집에 왔다.
컨디션이야 연차를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하루지만 이번 주 회의와 보고가 줄줄.
아침부터 다른 팀원도 컨디션이 별로인지
업로드 동영상 저화질 이야기를 하니
나보고 업로드해보라며,
어드민 접속 아이디 패스워드 변경되어
물어보려다 또 감정싸움할 뻔 (모른다고 ;)
뭐 하여튼 오전 내내 생각보다 일이 안 풀리고.
거기다 재택근무 들어갔던 팀원도 복귀했지만
일 처리가 역시나 원치 않는 건 누구에게 토스할 각.
그래도 보고하자고 하여 실장님께 나름 보고 하고
하루를 마치려는데
바로 실장님이 생각지도 않게 다시 부르신다.
그리고는 천천 병력...?!?
내 팀의 선임을 다른 부서로 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벌써 한 세 번째.
이젠 놀랍지도, 화도 안 난다.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도.
어차피 본부장님 회사인데
왜 그 팀에 보내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업무에 전문성이 있지도 않은데
기존에 팀장 후보로도 거론된 걸로 듣기도 했고,
오늘은 실장님이 “옆 팀 조직 개편 때도 팀장 시키려 했단다”...까지..그녀를 여러 포지션에 검토하고 빼려고 한다는 카더라를 너무 많이 들었다.
우리 팀에 웹디자이너 포함 팀원 4명인데
그녀 빠지면 난 어디서 충원.
옆 팀도 스쿼드 빠지긴 했지만...
인원으로 보면 우리가 제일 적게 되는데...
맘이 복잡해...
본부장님이 지난주 금요일 술자리에서 언급했다는데, 이번엔 진짜일까? 본부장님은 그녀도 원핬다고 알고 있다는데...
이제는 잡기도 애매하다.
실장님까지
본부장님이 너무 진지하고
한 두 번도 아니니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며
‘준비’ 하라 신다.
내부에서 데려갈 사람이 있는지
충원을 미리 할지..
사람 구하기도 힘든데
외부 충원도 그렇고
내부도 썩 모르겠고
영어 잘하는 마케터가 흔치도 않고...
벌써 지친다.
생각이 많아진다.
이럴 거면...
애초에 보냈어야 했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그녀가 가고 싶다고 나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는데..
어쩜 난 여기저기 속고 있는 건가.
그녀에게도?
타회사로 이직한 디자이너도 다시 컴백을 알아본다는 건 또 무슨 소리인지...
....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하는지..
피곤한 월요일 밤
맘이 너무 복잡하다.
그래도
자고 싶다.
기뻐해야 할 나의 생일 전 날..
이게 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