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남기고픈 말

40대 중반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ep2

by 이름없는선인장

내가 한 선택에 대하여

나 자신이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잠시 멈추어본다.


지난 일주일 넘게 나는 내 인생의 또 다른 갈림길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고 또 묻고, 말하고 또 말하며 내 자신에게 현실 직시를 세뇌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에, 그들이 제안하는 선택들을 같이 곱씹으며 나 자신의 멘탈 반응을 살핀다.


세상은 가끔 나의 겉모습과 조건에 반응한다.

아니 아마 이 만큼 살았다 해도

내가 믿었던 사람들의 본모습은,

그 자리를 벗어나는 순간

착각이 되기도 하고, 한낮 지나가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늦게 깨닫기도 한다.


난 아직도 진심으로 내 후임에게 ‘축하한다’ 말하지 못하고 있다. 자의가 아닌 타의의 후퇴(?)가 사뭇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차라리 일을 못한다고 하지..나이가 뭐고...맞는 결이 뭐람...


오늘 아침 조직개편 공문이 떴다.

이번엔 친절하게 합병된 팀의 주된 역할이 마케팅이 아니라는 설명도 있었다.

팀의 기능을 바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지난 금요일인 실장님께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보냈고,

임시 저장했던 법인장님들에게도 오늘 이메일로 인사를 전했다.


물론 실장님은 답이 없으시고

법인장님 세 분이 수고했다며 연락을 주셨다.


“일단 존버 하고, 화려한 복직이나, 이직이나, 재기해 보자”

“xxx의 특유의 친화력으로 잘 버틸 거다”

“xxx님은 어딜 가나 잘하겠지만 안타깝다”


그리고 “첫날 어떠세요?”라는 옆 팀원의 안부 카톡까지.

딱 찾는 이들만 인사를 주시긴 했지만 참 씁쓸한 2년 6개월의 마감이다.

“팀장님이 생각나는 하루”라는 새 팀장의 카톡과 “첫날 어떠냐는 안부”의 카톡.

그래도 받은 메시지들을 이 곳에 남기며 응원의 메시지로 진심이던 아니던) 남기고 싶다.


새로운 곳에서 어딜 가던 더 잘하면 되긴 하고

그 자리를 다시 돌아보진 않을 거지만.

그래,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연차를 내고 카페에 앉아있으니 이걸로 위안이다.


(그렇다고 딱히 100프로 여유 있어야 하는 날은 아니지만...)


2시간 남짓 걸려 면접 장소에 도착했다.

1:1 대표님 면접인 줄 알았는데

4명의 면접관이 함께 있었다.

그중 대표님을 찾느라(?) 솔직히 힘들었다.


4명은 돌아가며 질문을 했고,

당황스럽게 또 현장 과제를 준다.

30분 주고 과제 만들어 PT 하란다.

아, 데자뷔.


내가 이래서 이직하기 싫은 거다.


무슨 압박면접에, 쉽게 입사하면 안 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제발 과제 그만 줘라.

면접비도 없다.

알고 가긴 했는데 오늘 하루 참..

내 삶을 다시 뒤돌아본다.

누군가에게 내 삶을 설득시켜야 하는 자리.

누구를 평가하는 자리.

남의 돈 받으며 사는 저리.

난 아직 회사원이다.


이게 아직 끝은 아니고

조금씩 내가 원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삶을 줘야 함이

더 명확히 느껴진다.


점심도 못 먹고

저녁도 못 먹고

연차지만 쉰 거 맞지? ㅋ


내일 월요일 같은 화요일

첫 부서이동 후 첫 출근이다.


오늘을 생각하면

내일은 어쩌면 이것보단 나을 듯.


내 인생의 또 하나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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