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방황, 끝내 이룬 '작가의 꿈'

고통을 지나 회복으로, 브런치에서 찾은 나의 자리

by 강냉이콘

작년 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나서 「생업과 본업」이라는 글을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제 직업관의 변화를 담은 이야기였습니다.


직업이라는 시각을 조금 뒤틀어 본 글이었죠. 제 꿈이었던 글 쓰는 일, 즉 ‘작가’라는 직업과,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붙잡아야 하는 ‘직장인’이라는 역할.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작가가 내 직업이 되지 못했고 내 몸에 맞지 않는 직장인이 내 직업인 상태로 살아오며 겪어온 지난날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돌아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생업과 본업을 이원화해 생각한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작가라는 일이 돈을 벌지 못한다면 본업은 작가로 두고, 생업은 다른 일을 맡자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생업과 본업’에서 드러나듯, 제게 맞지 않았지만 억지로 입고 살아가려 했던 수많은 직업들. 그 직업들이 던져준 우울함 속에서 청춘의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던 것 같습니다.


“난 과연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작가가 될 만한 재목일까?”


이런 질문조차 하기 전에, 제 머릿속을 더 무겁게 짓눌렀던 건, “작가로 살아가며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작 ‘작가가 되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죠.


2년 전, 결국 또다시 직장 생활을 관두었습니다.


우선 몸부터 회복해야 했습니다. 몸이 조금 나아지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가 다시금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마음이 회복되니 의욕이 생겼고, 그 의욕으로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점점 제 글을 찾아 읽어주었습니다. 그 재미에 계속하다 보니 글쓰기 연습이 어느새 제대로 되어 있더군요.


두어 번이나 떨어졌던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에도 결국 작년 말에 합격했습니다. 종이책을 낸 작가가 아니더라도, ‘작가’라고 불러줄 수 있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이죠. 그 순간 저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작가의 꿈'을, 작은 형태로나마 이루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등단한 시기에 재취업도 되었습니다. 글 쓰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꿈이었던 ‘작가’의 타이틀도 얻고, 동시에 생계를 책임질 ‘밥벌이’도 생겼습니다.


이제 제게 본업은 작가, 생업은 직장인. 이렇게 이원화된 생활은 어느덧 10개월째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나가는 일은 생업이고, 집으로 돌아와 글을 쓰는 일은 본업. 이렇게 나누어 생각하며 예전보다 훨씬 편안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꾸준히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올해 7월에는 첫 번째 브런치북도 완성했습니다. 이제야 조금은 작가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브런치스토리 10주년을 맞이한 지금, 저는 제 지난 10년을 돌아봅니다. 대학 졸업 후 수없이 헤매며 방황했던 길, 스스로도 의심했던 꿈. 하지만 이제는 그 길 위에서, 작가라는 제 꿈을 찬찬히, 사뿐사뿐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방황을 뒤로하고, 브런치스토리라는 무대 위에서 경제·투자 에세이 작가로 앞으로를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젠 나만을 위한 글이 아닌 독자들에게도 좋은 인사이트를 주려는 욕심도 내보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이룬 '작가의 꿈'.

우울하고 불안했던 지난 방황의 10년에 비해

요즘엔 항상은 아니더라도 꽤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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