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블렌더 3D 실전 제작기
지난주에 카메라의 내부 설정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카메라를 어떻게 움직일지 집중해 보려 합니다.
Pan, Tilt, Boom, Dolly, POV…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사실은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매일 보던 익숙한 움직임들입니다. 이제 이런 기본적인 카메라 기법들을 몽땅이 애니메이션 속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가볍게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블렌더에서는 카메라를 다루는 몇 가지 필수 도구만 익혀두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제가 정리해 본 카메라 연출의 세 가지 핵심은 바로 Path, Follow Path, Track To입니다. 이 세 가지는 카메라를 원하는 길로 움직이고, 피사체를 따라가며, 대상을 정확히 바라보게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기본 도구죠.
여기에 몇 가지 보너스 기법만 더하면, 드론샷처럼 특수한 연출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애니메이션 속 카메라를 다루기 위해 제가 뽑은 세 가지 핵심 도구, Path, Follow Path, Track To부터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Path는 카메라가 따라갈 길을 미리 정해주는 기능입니다. 마치 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처럼 카메라는 Path 위를 매끄럽게 이동하며, 덕분에 흔들림 없는 부드러운 샷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죠.
원하는 방향으로 Path를 그려 놓기만 하면, 카메라는 그 길을 따라가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그럼, 그 길을 따라가도록 조건을 걸어줘야겠죠?
Path를 만들어 놓았다면, 이제 카메라가 그 길을 실제로 따라가도록 설정해야 합니다.
카메라 속성창에서 Constraints(제약 조건) 패널을 열고, Add Object Constraint에서 Follow Path를 선택합니다.
Follow Path는 말 그대로 카메라를 미리 정해둔 Path 위에 올려, 그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Path를 타깃으로 지정하고
Offset 값에 키프레임만 설정해 두면,
카메라는 마치 레일 위의 촬영 장비처럼 부드럽게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Path와 Follow Path로 카메라가 부드럽게 움직이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바라볼지 정해 줄 차례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기능이 바로 Track To 제약 조건(Constraint)입니다. Track To는 카메라의 시선을 특정 대상(Object)에 고정해 줍니다.
예를 들어 몽땅이를 타깃으로 지정하면, 카메라는 이동하는 내내 시선을 몽땅이에게 집중하죠. 덕분에 관객은 장면 속 주인공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습니다. 즉, Path와 Follow Path가 카메라의 움직임을 책임진다면, Track To는 카메라의 시선을 책임지는 핵심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살펴본 Path, Follow Path, Track To 세 가지만 제대로 활용해도, 카메라를 원하는 경로로 매끄럽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피사체를 정확히 바라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흔들림 없는 이동과 안정적인 시선 고정이 동시에 가능해지는 것이죠.
다음으로 보너스 기능들입니다.
보너스 기능 1.Empty 활용하기
카메라 연출을 조금 더 세밀하게 제어하고 싶을 때는 Empty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Empty에 Parent(부모-자식 관계)로 연결하면, 이동은 Empty가 담당하고, 회전과 줌은 카메라가 담당하게 됩니다.
단순한 장면이라면 카메라 하나로 이동·회전·줌을 동시에 제어해도 되지만, 애니메이션이 복잡해질수록 조정이 점점 까다로워집니다. 이때 Empty와 카메라의 역할을 나눠주면, 훨씬 깔끔하게 제어할 수 있죠.
Empty = 이동 전담
Camera = 회전·줌 전담
이렇게 분리하면 곡선 경로나 보간(Interpolation)도 훨씬 부드럽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즉, Empty 자체가 ‘자연스러움’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카메라 동작을 깔끔하게 관리하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보너스 기능 2. Depth of Field (피사계 심도)
지난주에 살펴본 Depth of Field(피사계 심도)도 카메라 연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카메라가 바라보는 피사체에만 선명하게 초점을 맞추고, 주변 배경은 흐리게 처리해 영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죠.
이 기능은 단순히 화면을 멋지게 보이게 하는 것을 넘어, 장면에 감정과 집중도를 더해 줍니다. 특히 몽땅이의 내면을 표현하거나 심리에 강조점을 둘 때, Depth of Field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보너스 기능 3.Clipping
Blender 3D에서 작업하다 보면, 카메라가 가까운 오브젝트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내부가 뚫려 보이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 현상은 바로 Clipping(클리핑) 값 때문입니다. 카메라 속성에서 Clip Start 값을 크게 설정하면 카메라에 너무 가까운 영역이 잘려 보이고, 반대로 값을 작게 설정하면 더 가까이까지 볼 수 있지만 오브젝트 내부가 뚫려 보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Clipping은 단순히 화면이 잘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거리 표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Path, Follow Path, Track To는 카메라 연출의 핵심이자 블렌더에서 꼭 익혀야 할 기본기입니다. 여기에 Empty, Depth of Field, Clipping 같은 보너스 기능까지 함께 활용하면, 몽땅이 애니메이션의 카메라 움직임을 훨씬 더 풍성하고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제 블렌더 속 기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카메라 연출 기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Pan, Tilt, Dolly, Truck, Boom, Zoom, Orbit, POV 같은 움직임들의 이름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수없이 접해온 익숙한 장면들입니다.
1. Pan(수평 회전)
Pan은 Panning the camera의 줄임말로, 흔히 Pan shot이라고도 부릅니다. 카메라가 제자리에 고정된 상태에서 , 좌우로 바라보는 회전(수평 회전) 즉,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고 시선만 좌우로 훑는 방식으로, 인물이나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기법입니다.
2. Tilt (수직 회전)
Tilt는 카메라를 제자리에 고정한 채, 위아래로 바라보는 회전(수직 회전)
위로 올리면 → Tilt Up
아래로 내리면 → Tilt Down
이 기법은 피사체의 크기와 감정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활용 예시
위 사진처럼 몽땅이가 고개를 들어 처음으로 기린이, 공룡, 해바라기를 마주할 때를 떠올려 봅니다. 카메라가 위를 향하면 친구들이 한층 커 보이고, 자연스럽게 몽땅이의 작은 존재감이 강조되겠죠? 반대로, 친구들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몽땅이를 내려다보는 장면은 약간의 긴장감을 줄 수 있겠죠.
더치 틸트(Dutch Tilt, Dutch Angle)
Dutch Tilt는 카메라 자체를 기울여, 화면의 수평이 기울어져 보이게 하는 기법으로, 화면의 수평이 어긋나면서 불안정하고 긴장된 느낌을 줍니다. 주로 캐릭터가 위험에 처했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몰렸을 때 자주 사용됩니다.
활용예시
몽땅이가 자신이 부러진 이유를 깨닫는 순간 – 충격과 혼란을 시각적으로 표현.
키키가 쓰레기통에서 몽땅이를 구해내는 장면 – 긴박감과 극적인 효과 강조.
세계가 뒤틀린 듯한 위기 상황 – 불안과 위기감을 배가시키는 화면 연출.
3. Dolly (돌리 인/아웃)
Dolly는 카메라 자체가 앞이나 뒤로 실제로 이동하는 동작입니다.
앞으로 이동 → Dolly In
뒤로 이동 → Dolly Out
‘돌리(Dolly)’라는 이름은 원래 영화 촬영 초기에 사용하던 작은 수레(바퀴 달린 운반 도구)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에는 카메라를 수레에 싣고 밀거나 당기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지금도 카메라 이동 동작을 Dolly In , Dolly Out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Blender에서도 이와 같은 효과를 쉽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특히 Dolly Rig 애드온을 사용하면 복잡한 세팅 없이 메뉴에서 바로 불러와 적용할 수 있어, 실제 영화 장비 못지않게 부드럽고 안정적인 이동 연출이 가능합니다.
Dolly Rig는 카메라의 이동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Dolly In = 몰입, 집중, 긴장.
Dolly Out = 거리감, 여운, 상황 확대.
Blender에서 구현하는 방법: 카메라의 Location을 키프레임으로 지정해 움직임을 주면 됩니다. (Zoom과 달리 배경의 원근감 변화가 특징입니다.)
활용 예시
몽땅이가 외롭게 앉아 있을 때 카메라가 서서히 다가오면, 관객은 몽땅이의 감정에 몰입하게 됩니다.
반대로, 몽땅이가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 앉아 있을 때 카메라가 멀어지면, 외로움과 여운이 강조됩니다.
Dolly Zoom (버티고 샷)
Dolly Zoom은 카메라를 이동시키면서 동시에 줌(Zoom in/out)을 반대로 조절하는 기법입니다.
Dolly In + Zoom Out
Dolly Out + Zoom In
이렇게 하면 피사체의 크기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배경의 원근감이 기괴하게 변형되며 관객에게 강렬한 충격을 줍니다. 실제로 테스트해 보면,
위의 화면에 Depth of Field를 적용하면, 카메라의 초점은 몽땅이에 맞추고 배경은 흐리게 처리됩니다. 덕분에 관객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몽땅이에게 집중되고, 장면에는 한층 더 감정적인 몰입감이 더해집니다.
4. Truck (트럭)
Truck은 카메라가 피사체와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옆으로 평행 이동하는 기법입니다. 카메라가 좌우로 움직이지만 피사체와의 거리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피사체는 중심에 남고 배경만 달라지면서 공간감과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이동만으로 시선을 옆으로 훑는 Pan과 달리, Truck은 카메라 자체가 움직이므로 훨씬 더 현실적인 공간감과 몰입감을 줍니다.
활용 예시
인물들이 걸어가며 대화하는 장면 →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몰입감 강화
자동차나 사람이 달리는 장면 → 속도감과 역동성 강조
공간 전체를 옆으로 훑어 보여줄 때 → 배경의 분위기와 스케일을 효과적으로 전달
몽땅이가 걸어갈 때 카메라를 같은 속도로 트럭킹 하면, 관객에게 자연스러운 동행의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5. Boom (상하 이동)
카메라 자체가 위나 아래로 이동하는 기법입니다.
마치 카메라가 엘리베이터에 탄 것처럼 위아래로 움직이며, 단순히 회전만 하는 Tilt(틸트)와는 달리 카메라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공간의 스케일과 입체감을 더욱 강하게 전달합니다.
활용예시
웅장함 강조 → Boom Up: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면서 건물, 나무, 혹은 거대한 캐릭터의 크기를 드러낼 때.
발견·전환 장면 → Boom Down: 카메라가 아래로 이동하며 시선을 유도.
새로운 공간 소개 → Boom Up: 몽땅이가 공룡 등을 타고 올라갈 때, 카메라가 위로 상승하며 놀이방 전체를 보여주어 공간을 드러냄.
6. Zoom (줌 인/아웃)
Zoom은 카메라 위치는 고정한 채, 렌즈 초점 거리(Focal Length)만 변화시키는 기법입니다.
Zoom In → 피사체를 확대하여 집중도와 긴장감을 높임
Zoom Out → 피사체를 축소하여 거리감과 상황의 스케일을 드러냄
Zoom은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고, 렌즈만 변화하기 때문에 Dolly나 Truck과 달리 배경의 원근감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큰 특징입니다.
활용 예시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해 감정을 강조할 때
공간의 크기나 인물과 배경의 관계를 부각할 때
7. Orbit (360도 회전)
카메라가 피사체를 중심으로 원형 궤도를 그리며 회전하는 기법입니다.
피사체를 한가운데 두고 카메라가 움직이기 때문에, 대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장면에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활용예시
몽땅이가 부러진 뒤 처음 눈을 뜨는 순간 → 얼굴을 중심으로 천천히 Orbit, 드라마틱한 강조 효과.
키키의 실수로 자신이 깨어났음을 깨닫는 순간 → 빠른 Orbit으로 혼란과 절망감을 표현.
일반적으로 느린 Orbit은 웅장함·감정적 깊이를, 빠른 Orbit은 긴박함·불안정함을 강조합니다.
지금까지는 카메라의 다양한 움직임 기법들을 살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가 캐릭터의 눈이 되어 세상을 보여주는 POV(Point of View) 샷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8. POV(Point of View) 샷은 카메라가 캐릭터의 눈이 되어 세상을 보여주는 기법입니다. 관객은 더 이상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캐릭터와 동일한 시선으로 장면을 체험하게 됩니다.
활용예시
공포 영화에서 괴물이 바라보는 시선, 혹은 주인공이 위협을 마주하는 순간 → 관객이 동일한 긴장감을 체험
몽땅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몽땅이의 작은 눈높이에서 본 연필꽂이 속 풍경 → 평범한 사물들이 거대한 세계처럼 다가와, 관객이 작은 존재의 시선에 몰입
정리하자면,
Path, Follow Path, Track To는 카메라를 다루는 기본기,
Pan, Tilt, Dolly 등 다양한 연출 샷은 장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도구,
마지막 POV는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장치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 장치를 넘어,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눈이 됩니다.
카메라를 하나하나 익히다 보니, 마치 게임 속에서 강력한 도구 아이템을 얻은 기분입니다. 작은 연필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아직 서툴지만, 카메라라는 도구가 이렇게 무궁무진한 힘을 가진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자신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