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J mijin Aug 17. 2024

물을 팔아 유니콘 된 브랜드, Liquid Death

여섯 번째 브랜딩 스토리

최근 재미있는 생수 브랜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명 '물을 팔아 유니콘이 된 브랜드 Liquid Death'인데요. 이 브랜드를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와! 진짜 대박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탄했던 브랜드인데요. 오늘은 이 브랜드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MURDER YOUR THIRST, LIQUID DEATH! (너의 갈증을 죽여라, 리퀴드데스)

여러분들은 이게 어떤 제품처럼 보이나요? 블랙&화이트의 대비되는 톤에 기괴한 해골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 제품을 보면 '이게 과연 생수 브랜드 맞아?'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실 겁니다. 마치 생수 브랜드가 아닌 맥주브랜드라면 참 어울렸을 텐데 말이죠!



실제로 우리가 생수라는 제품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첫 이미지는 '깨끗함/청량함'의 이미지입니다. 우리가 실제 마시면서 생활하는 '음용'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인식이 '수질안정성'이거든요. 국내/해외에서 '생수'라는 키워드로 검색 후 나오는 첫 이미지들만 봐도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파란'색감을 사용한 생수 제품들이 많이 검색됩니다. 즉, 생수 브랜드를 떠올리면 차별성이 없죠.


한국도 생수브랜드하면 일부브랜드만 떠올리는 것처럼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정 상위의 3개 브랜드가 미국 생수 시장의 20%를 차지했고 상위 7개의 브랜드를 합치면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즉, 시장은 일부 특정 브랜드가 이미 오랫동안 잠식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예처럼 등장한 '리퀴드데스' 브랜드의 등장으로 기존 생수시장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생수가 갖고 있던 '깨끗함'의 이미지를 벗어던져버리고 마치 강력한 메시지를 주듯이 생수시장을 새롭게 포지셔닝하며 등장합니다.


DEATH TO PLASTIC, 플라스틱을 죽음으로!

리퀴드데스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굿즈는 바로 이 '해양생물 친구들'이라는 굿즈입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을 자세히 보면, 플라스틱 바다쓰레기 때문에 피를 흘리고 고통을 받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냈습니다. 얼굴 표정은 웃고 있지만, 몸 곳곳에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상처투성이인 인형의 모습은 우리에게 '플라스틱 바다쓰레기의 경각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인형들만 봐도 알 수 있는 이미지 덕분에 저는 리퀴드데스의 굿즈 중에서 가장 리퀴드데스의 브랜딩 철학이 잘 나타나는 굿즈라고 생각이 듭니다. 리퀴드데스는 일반 생수브랜드를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불가합니다'라는 기준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생수'를 새롭게 포지셔닝하며 등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플라스틱 생수를 마시면 마실수록 결국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리퀴드데스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면서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리퀴드데스의 CEO Mike Cessaric은 과거 광고 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Monster Energy가 후원한 음악콘서트에 참석하면서 투어밴드들은 실상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았으나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공연하면서 에너지드링크를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통해 마치 맥주 같은 '알루미늄 생수'브랜드를 런칭했던 것입니다.


https://youtu.be/qQwt4rzmVxY?si=_xqEXNZjB8TiU18m

독특한 마케팅, 엔터테인트먼트 회사를 지향하는 브랜드!

리퀴드데스가 창업 후 4년 만에 유니콘 기업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위의 광고는 제가 리퀴드데스 브랜드를 찾아보면서 제일 좋아하는 광고 중 하나인데, 보시면 어린아이들이 물을 마시지만 마치 어른들이 맥주를 마시면서 파티를 즐기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진짜 기발! ㅋㅋㅋㅋ) 우연히 이 광고가 뜬다면 주목을 받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과연 이게 정말 생수브랜드인 곳인가 할 정도로 기발한 마케팅이지 않나요?


https://youtu.be/wAyblZNRt70?si=soNv1w0bjWyI0xrG

두 번째로 제가 느끼는 기발한 마케팅은 'LOVING HOMES FOR PLASTIC(플라스틱 병을 고향으로)'이에요. 2021년도에 진행한 친환경 브랜드 캠페인인데, 대기업인 '코카콜라'를 저격한 캠페인이거든요! 캠페인 기간 동안 12캔 세트를 구매한 고객들은 선결제된 택배 송장 스티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데 송장 배달의 주소 주인공은 바로 '코카콜라 본사'이죠!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병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로 유명하니, 리퀴드데스의 브랜드도 알리면서 뭔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캠페인이지 않나요?


2019년 매출이 280만 달러에서 2022년 1억 3,000만 달러로 성장한, 리퀴드데스

남들이 절대 하지 않을 분야에서 마케팅으로 성공한 리퀴드데스는 2019년 창업 후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마음속으로 '제발 이 지루한 생수 브랜드를 특별하게 바꿔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뜻 보면 섬뜩하고 무서울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였지만, 실제로는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알려주는 선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브랜드여서 앞으로 이런 브랜드들도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답니다!

이전 05화 집을 밝히는 따뜻한 캔들 이야기, 팩토리 노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