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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런이 아닌 오픈런 빵집. 등촌 동네 골목<루브레드>

정성이 담긴 빵을 팝니다. 루브레드'

by VIt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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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빵냄새에 눈이 번쩍 뜨이는 등촌역 동네 골목 빵집, 루브레드

증미역과 등촌역 사이에 있는 작은 가게들이 모여있는 먹자골목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고소한 빵냄새에 디저트배의 허기가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다. 고소한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발길을 돌려보면, 오래된 가게를 개조한 것만 같은 아담한 동네 빵집인 '루브레드'를 발견하게 된다. 작은 규모와는 다르게 한쪽 투명한 유리창 너머 보이는 진열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빵이 빽빽하고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마치 와서 '한입 먹어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곳의 빵은 늦은 오후에 가면 이처럼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 빵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대부분 솔드아웃이기 때문이. 매일 아침 이곳은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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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으로 맛봤던 소금빵 & 에그샌드


오픈런의 비결 : 빵 시간 전략으로 빵순이의 마음을 사로잡다.

루브레드의 오픈런의 비결은 다름 아닌 '빵시간'에 있다. 아침 9시 영업시간을 기점으로 하루 7번, 아침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각각의 시간마다 어떤 종류의 빵이 나오는지 자세하게 기입되어 있다. 이 시간에 맞춰서 오면 나의 최애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주민들 사이에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빵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좋아하는 빵을 먹기 위해 시간을 내어 빵집을 들렸는데, 최애빵이 품절되었다는 소식은 마치 하늘이 무너진 것과 같은 절망감을 줄 때가 있다. 루브레드는 빵시간을 통해 고객의 수고로움을 덜어주었다. 매일 그 시간에 맞춰 루브레드에 들리면, 기다리는 최애빵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빵시간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전략은 바로 '매일 굽는 빵', ' 오늘 구운 빵만 판매하는 집'이라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원칙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선한 빵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동네 빵집이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추구한다. 그러나 문제는 고객이 그 지점을 알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빵은 일반 식품과 다르게 별도의 제조년월이나 유통기한이 기입되어있지 않다. 빵을 그날 직접 구워 진열대에 올려놓거나, 투명 OPP 비닐에 담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이 빵이 언제 구워져서 나왔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루브레드처럼 공개적으로 '빵시간'을 기재해 놓으면, 고객들은 단숨에 이 빵이 언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고객들에게 매일 신선한 빵을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매일 굽는 빵집'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의미는 '성실함'이다. 루브레드는 ‘정성스러울 루(慺)'와 '빵'이라는 'Bread'라는 단어를 붙여 '정성스럽게 만든 빵'이라는 철학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매일 정성을 다해 굽는 빵을 루브레드는 '성실함'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있다. 우리는 매일 같은 루틴을 해낸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것, 매일 운동하는 것과 같은 행동의 꾸준함은 '정성'이 없으면 쉽게 이어갈 수 없다. 루브레드는 '성실함'을 무기로 매일 정성스럽게 고객에게 정성이 맛있는 빵을 구워 제공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정성이 담긴 빵을 팝니다 <루브레드>

루브레드의 정성은 처음 가게를 개업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기존 루브레드가 있었던 장소는 과거 '성심떡 방앗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을 인수해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오픈 한 곳이 바로 지금의 '루브레드'이다. 예전부터 동네 떡집은 매일 떡을 쪄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장소중 하나였다. 루브랜드는 이 가치를 이어받았고, 동네 주민들은 새로운 정성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옛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 때 나는 고소한 향이 이제는 빵을 구울 때 나는 고소한 향으로 바뀌어도 이질감이 없던 이유가 바로 이 '정성'에 있었다.


이제 루브레드는 단순히 빵을 파는 집을 넘어서, 정성이 담긴 빵을 파는 동네 빵집이다. 루브레드의 정성에 공감한 고객들은 평일/주말 할 거 없이 오픈런을 하기도 하며, 주변 지인들에게 '등촌역에 오면 꼭 들려야 하는 빵집'으로 입소문을 내주기도 한다. 루브레드를 경험한 지역 주민 인근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전달하면서 루브레드를 경험하기 위해 타 지역 사람들도 종종 방문하곤 한다. 좋은 전략과 고객 경험은 유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고,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 자영업자의 작은 가게만의 전략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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