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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도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극한직업>왕갈비통닭의 브랜드 효과

by VIta kim
optimize.jpg <극한직업>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안녕하세요. 수원 왕갈비통닭입니다.


<극한직업> 왕갈비통닭의 브랜드 효과

2019년 류승룡 주연으로 개봉된 <극한직업>은 관객 16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코미디 액션 영화 중 흥행기록을 세웠다. 주요 내용은 마약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동네치킨집 '수원 왕갈비 통닭'이 대박이 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인터넷에 '수원 왕갈비 통닭이 진짜 있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쏟아지면서, 영화의 배경이 된 '수원 통닭거리'를 직접 방문하며 인증하는 사진들이 SNS에 공유가 되며 통닭거리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누렸다.


수원에 위치한 100m 길이 남짓의 작은 골목인 '통닭거리'는 1970년부터 문을 열어 지금까지 약 15곳 정도의 자영업자 가게들이 모여 통닭을 튀겨내고 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유서 깊은 골목이었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자영업자 통닭집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골목을 찾는 고객들은 점차 발걸음을 줄여나갔다. 그러나 <극한직업>은 자영업자 통닭집을 브랜드로 보여주었다. 통닭집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야기를 듣고, 맛을 경험하고 싶은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골목으로 몰려들었다. 그 덕분에 수원 통닭거리의 유동인구는 배 이상 증가되었고, 골목에 위치한 통닭가게들은 매출이 2~3배 이상 뛰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바로 <극한 직업> 왕갈비통닭의 브랜드 효과였다.


갈 곳 없는 이들이 선택한 최후의 방식 '자영업'

한 때 은퇴를 앞둔 이들은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차려야지'라는 말처럼, '치킨집'을 창업 아이템 중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배달&외식 문화에 대한 발달은 치킨 수요를 증가시켰고, 소자본과 어려운 기술 없이 당장 내일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요소들은 퇴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창업아이템이었다. 퇴직자들에게 '치킨집'은 자영업자의 전환과 동시에 새로운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는 방식 중 하나였다.


치킨집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모두 '생계'를 중심으로 전환했다. 자영업자는 모두 경기가 좋지 않을 때마다 증가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2년 유럽발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시절 국내 내수 침체는 고용악화를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직장인들의 해고로 이어졌다. 하루아침에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이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취업을 선택하기보단, 비교적 쉽게 접근가능한 '자영업자'를 선택하게 된다. 문제는 위축된 경제 상황과 자영업 간의 경쟁 심화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해 자영업자의 퇴출을 증가하게 만들어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지방 지역


"요즘 00 이는 뭐 하고 있어?"

"응~ 어디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한데, 00 동생은 이번에 새롭게 가게를 한다는데?"


명절 때마다 전라남도 광주에 방문해 고향친구들을 만나 안부를 물으면, 서울과 달리 새로운 직장에 취직했다는 이야기보단 가게를 직접 개업했다는 이야기가 더 자주 들린다. 누군가는 '창업을 했으니 자기 다운 삶을 사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몇 달 후 폐업했다는 소식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1.png 실제 통계청 데이터 가공


생존을 위한 자영업자 전환은 지방 도시가 더욱 많다. 2024년 통계청 기준 데이터를 보면, 8개의 광역 자치시 기준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1위인 도시는 대구광역시(21%), 2위는 광주광역시(19%)다. 이와 반대로 8위는 서울특별시(15%)로 자영업자 비중은 꼴등을 차지했지만, 임금 근로자 비중은 84% 비중을 차지하면서 1위였다. 2023년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부족한 지방 재정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된 걸로 미루어 보았을 때, 자영업자가 많은 지방일수록 영세한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이들의 생존은 곧 지방 도시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영업자도 '브랜드'가 필요한 지금

<극한직업>의 수원 왕갈비통닭처럼 통닭을 찾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바로 '브랜드'의 힘입니다. 이제는 자영업자들도 브랜드의 힘으로 내 가게를 운영해야 합니다. 단순 가게가 아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소비자들이 인식될 수 있는 '브랜드'를 키우는 게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기업 애플, 파타고니아, 스타벅스는 자영업자인 이들에게 너무 먼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다. 마치 브랜드는 '대기업들이 하는 거야'와 같은 인식처럼 말이다. 그러나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동네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이지만 '자기다움'으로 브랜드가 된 가게들이 많이 있다. 이제부터 너무 어렵지 않게, 직접 경험해 본 동네 골목 브랜드에 대한 경험들을 나눠 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브랜드가 너무 어렵지 않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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