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족발 한상에 하루를 위로받는 곳
퇴근 후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등촌역 1번 출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다 보면 작은 골목에 유독 한 가게만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게 앞에 놓인 몇몇 플라스틱 빨간 대기 의자엔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기다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 옆의 가게문은 쉴 새 없이 열었다 닫아지며, 고객들이 들락날락 거리며 양속 가득히 포장 봉지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한산한 골목에서 이곳만큼은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이곳은 등촌 동네 주민들에겐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족발집인 <대흥왕족발>입니다.
족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야식'인데요. <대흥왕족발>은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유명한 배달 플랫폼에도 입점되어있지 않습니다. 배달은 가게에서 직접 운영하는 배달만 하고, 오로지 포장과 매장식사로만 맛볼 수 있는 족발집입니다. 고객들은 편리한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대흥왕족발>을 먹기 위해 번거롭지만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먹거나 전화로 포장 주문을 자처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흥왕족발>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대흥왕족발>의 족발은 푸짐한 한상이 나옵니다. 족발집은 보통 몇 가지의 작은 밑반찬과 메인인 족발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흥왕족발>은 족발만 나오면 고객들의 아쉬운 마음을 마치 알고 있다는 듯이 푸짐한 한상이 나옵니다. 족발과 어울리는 고소하고 짭조름한 샐러드와 겉절이와 무장아찌가 반찬이 종류별로 나오고요. 메인인 야들 거리고 쫀득거리는 큼지막한 족발이 나오면 함께 싸 먹으면 좋을만한 갖가지 싱싱한 채소들도 같이 나옵니다. 족발과 환상짝꿍인 상추와 깻잎, 고추, 마늘은 기본이고요. 부추겉절이와 함께 긴 쪽파가 함께 나와 가위로 쫑쫑 썰어먹어 족발과 함께 먹으면 더욱더 다양한 족발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족발의 영원한 단짝인 새콤달콤한 메일 비빔국수와 함께 펄펄 끓는 뚝배기에 고소한 선지와 매콤한 양념장이 어우러지는 선지해장국도 맛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게 족발만 시키면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입니다.
언제부턴가 족발집을 방문하면 푸짐한 한상이 나오기보단, 몇 가지 밑반찬과 함께 족발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인인 족발의 맛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넓은 상에 큼지막한 족발만 덩그러니 나오면, 같이 나오는 쌈과 함께 족발을 즐기거나 여럿이 가면 사이드 메뉴에 있는 비빔국수를 시켜 함께 먹곤 하죠. 족발집에서는 갖가지 반찬을 즐겨 먹는 차림보단, 족발 단품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흥왕족발>은 일반 족발집과 다르게 푸짐한 족발 한상차림을 준비해 옵니다. 오로지 족발과 곁들여 먹으면 좋을만한 구성으로 푸짐하게 한상이 나오니, <대흥왕족발>을 찾는 단골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등촌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7분, 증미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대흥왕족발> 주변 상권은 거주자와 직장인 인구가 있는 모두 모여 있는 상권입니다. 특히 직장인 인구 중에서도 남성의 직장 인구가 많은 곳에 속한 상권인데요. 그렇다 보니 매장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고객들을 보면 남성 고객들이 많이 방문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데요. 특히 평균 연령대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젊은 층이 최소 30~40대, 평균적으로 40대 후반부터 50대의 연령층의 남성 단골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찐 노포맛집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죠. <대흥왕족발>은 주변 상권을 반영한 메뉴 엔지니어링이 되어 있는 곳입니다. 4050대 남성들은 보통 너무 현대적인 분위기 보단, 정감 있는 분위기와 단순화된 메뉴, 저렴한 가격 등을 선호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특히 밥과 술을 함께하는 식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술안주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푸짐한 한상을 선호합니다. 술을 먹을 때 안주가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대흥왕족발>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메뉴 구성과 분위기를 선택했습니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살짝은 투박한 분위기로 남성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가게분위기를 만들었고요. 술안주와 곁들일만한 칼칼한 시래기선짓국과 족발과 어울리는 다양한 밑반찬으로 어떤 반찬으로도 술안주와 어울릴 수 있는 반찬으로 푸짐한 한상을 구성했습니다. <대흥왕족발>에서의 시간은 힘들고 고되었던 가장의 지친 하루를 맛있는 식사와 술 한잔으로 위로하며 다시금 내일을 일어설 힘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등촌 동네 주민들에겐 이미 입소문이 난 <대흥왕족발>은 이제 등촌역 족발 맛집으로 주변이들에게 전파가 되었습니다. 기존 족발집이 갖고 있는 한상차림에 대한 차별화와 주변 상권인구를 반영한 메뉴 전략은 <대흥왕족발>의 단골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좋은 브랜드는 맛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만의 전략을 잘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