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빵을 내놓습니다.
등촌역 4번 출구 상가 건물 사이에 밀집되어 있는 빌라 골목엔 2층 주택처럼 보이는 동네 빵집이 있습니다. 건물 주변에 칠해져 있는 파란색은 튀는 듯하면서도, 주변 속 빌라와 한껏 어우러져 보입니다. 주말이 되면 드나드는 사람들 때문에 ‘이곳이 유명한 곳인가?’라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하는데요. 이곳은 등촌 주민들에겐 이미 동네 빵집으로 입소문이 난 ‘파티세리소나’ 빵집입니다. 파티세리소나는 어떤 브랜드 전략으로 ‘파티세리소나다움’을 구축했을까요?
실은 파티세리소나는 2016년 신정역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동네 빵집입니다. 지금의 등촌역 가게는 2023년 연말에 이전하면서 1층엔 베이커리 공간과 2층엔 카페 공간으로 규모를 확장한 동네 빵 집니다. 신정역부터 지금까지 약 9년 넘게 동네 빵집을 운영하면서 ‘맛있는 빵’으로 승부를 본 파티세리소나는 끈끈한 단골과의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파티세리소나의 빵 사랑은 9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 같은 빵연구로 이어졌습니다. 동네 빵집이지만, ‘맛’ 하나는 어떤 유명한 베이커리보다 못지않은 빵을 만들어내기 위해 빵 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본 도쿄 제과 학원에서 교육을 이수받으며 빵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파티세리소나 한쪽 벽면엔 그동안의 빵연구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는 듯 이수받은 교육 내용과 기능장 자격증 및 빵 관련 위촉장들이 훈장처럼 걸려있습니다.
단순 동네 빵집을 넘어서 전문 파티셰가 만들어낸 빵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해년마다 진정성 있게 빵집을 꾸려나갔던 소나 파티셰의 진심을 느낀 고객들은 파티세리소나의 빵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파티세리소나의 빵을 한번 맛본 고객들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여기에 숨어있었죠.
맛있는 빵을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게 전달할까?라는 질문은 모든 동네 빵집 사장님이 갖고 있는 질문입니다. 파티세리소나는 이 질문의 답을 ‘고객 맞춤 빵 큐레이션’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고객이 방문하는 시간대에 맞춰 고객들에게 필요한 빵을 선별해서 내놓는 방식인데요. 고객들은 방문하는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빵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빵 소비는 2가지 특징으로 나눠집니다. 하나는 식사대용, 하나는 디저트 대용인데요. 기존엔 디저트 빵 소비가 증가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식사대용 빵 소비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가 점점 선진국화 됨에 따라 아침밥대신 간단한 빵을 주식으로 먹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걸 뜻하는데요. 국민영양식품통계의 조사에 다르면 85g 단팥방을 기준으로 1인당 빵 섭취량은 2012년에는 연간 78개 수준에서 2018년에는 연간 90개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백미 섭취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파티세리소나는 고객들이 방문하는 시점에 따라 오전엔 아침 겸용으로 먹을 수 있는 브런치 겸용 빵을, 오후엔 점심 후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종류의 달달한 페스츄리 빵을 구워 매대에 진열했습니다. 아침에 많은 빵을 골라먹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은 스스로 모르게 브런치 겸용 빵을 집어 들고 있었고, 오후엔 달달한 디저트 겸용 빵을 추가로 집어 들었습니다. 단순히 빵을 구워 매대에 진열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유심히 관찰해서 얻은 파티세리소나만의 브랜드 전략이 바로 ‘빵 큐레이션’에 숨어있었습니다.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의 가장 큰 차이는 ‘메뉴’에 숨겨져 있습니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빵집은 본사에서 직접 빵을 개발하여 신제품을 선보이는데요. 전문가들이 모여 시장분석을 통해 빵을 출시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전국 매장에서 동일한 빵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주변 지역 입맛을 고려한 빵을 출시하긴 어렵습니다.
동네빵집은 이와 반대로 지역 고객 입맛에 맞춘 빵들을 신메뉴로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권투에서 보는 것처럼 짧은 쨉을 자주 날릴 수 있다는 건데요. 파티세리소나는 매일 오늘만 선보이는 ‘오늘의 메뉴’와 신메뉴를 선보이는 ‘신메뉴’ 존을 구성하면서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빵들을 빠르게 선보이며, 고객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잘 판매되는 메뉴가 있으면 본 메뉴로 변경하여 운영하기도 하며 동네 빵집만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2021년부터 파티세리소나는 블루리본 서베이에 등재되어 해년마다 블루리본 서베이를 받아가고 있는데요. 일반 동네 빵집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기 위해 ‘블루리본서베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블루리본서베이는 2005년 최초로 등장한 국내 최초의 레스토랑 평가서인데, 해외의 미슐랭처럼 내부적인 가이드를 기준으로 미스터리 쇼퍼로 방문해 기준에 부합하면 블루리본 서베이제 등재할 수 있습니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국내에서 비교적 공신력 있는 인증마크로 고객들에게 ‘진짜 맛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요. 5년 연속 블루리본서베이에 등극한 파티세리소나는 블루리본맛집으로도 입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해년마다 빵소비는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네 빵집의 생존율은 줄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잘 되는 동네 빵집엔 그들만의 숨겨진 브랜드 전략이 있는 것처럼, 파티세리소나의 빵집 전략을 통해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면 어떻게 우리 다움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