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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단골로 운영되는 무인빵집, 화산애빵긋

시골 동네 빵집이지만 무인으로 운영합니다.

by VIta kim

서울의 1%도 안 되는 약 2600명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완주군 화산면 시골동네에 입소문 난 작은 빵집이 있습니다. 때때로 사장님이 없어도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무인빵집인 ‘화산애빵긋’인데요. 어르신들이 많은 시골동네이지만, 맛있는 빵맛과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장점 덕분에 이미 동네에선 입소문 난 빵집으로 자자하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에게 인정받은 화산애빵긋이 갖고 있는 브랜드 전략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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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주인이 없어도 운영됩니다, 무인빵집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이유

매일 아침 9시부터 늦은 저녁 8시까지 운영되는 화산애빵긋은 대부분 사장님이 없는 무인빵집으로 운영됩니다. 오전엔 사장님이 와서 빵을 굽고 진열을 하지만, 오후엔 사장님 없어도 빵집에 방문한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빵을 골라 계산합니다. 일반 전문화된 무인매장과 다르게 이곳은 사장님이 있을 때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사장님이 없다면 ‘계좌이체’나 ‘현금’만 받습니다. 가게 내부에도 ‘CCTV 설치’와 같은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화산애빵긋은 동네 주민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빵집입니다. ‘상부상조’이라는 말이 있듯이, 빵을 판매하는 사장님이나 빵집을 방문하는 어르신 고객들 모두 ‘서로 잘 돕고 살자’라는 마음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 이웃이 서로 사장이 되고, 고객이 되면서, 마치 한 마을 공동체처럼 운영되는 빵집이었습니다. 척박한 땅 제주도는 자본주의적 농업경영방식이 불가해 예전부터 도민들 모두 힘을 합쳐 땅을 일군 문화가 제주도의 삼무정신을 만들어낸 것처럼, 마을공동체기반 문화는 화산애빵긋이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무인빵집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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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지역을 생각한 빵 : 완주지역 농산물로 만든 탕종빵

화산애빵긋은 고객과 지역을 생각한 빵을 판매합니다. 화산애빵긋은 천연발효종과 12시간 숙성시켜 만든 탕종빵을 주로 판매하는데요. 탕종빵은 일반 빵과 다르게 기본 제빵 과정에서 한 과정을 더 추가함으로써 글루텐 성분을 적게 만들어 소화가 잘 되는 빵입니다. 주변 어르신들이 많은 화산애빵긋 단골 고객 특성상 소화가 안 되는 빵을 만들어 판매하기보단, 소화가 잘되는 제빵 기술을 선택함으로써 어르신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빵을 선보였죠. 고객을 위한 맞춤형 빵인셈입니다.


빵에 들어가는 필수 원재료인 계란은 모두 완주군에 위치한 경천면에서 가져옵니다. 이밖에도 ‘양파’가 유명한 ‘화산면 양파’를 사용하기 위해 빵에 들어가는 양파는 모두 화산면에서 직접 재배한 양파로 빵을 만들고요. 동네 주민들이 직접 기른 지역 농산물을 나눠주면, 농산물로 빵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이처럼 빵을 하나 만들 때도 완주 로컬 농산물이 들어간 빵을 만들어 지역과 농가를 생각한 ‘더불어 사는 방식’을 선택해 빵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판매전략은 고객에겐 ‘믿을 만한 먹거리’에 대한 신뢰와 지역 소비를 중요시하는 어르신들에게 더욱 안성맞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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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커뮤니티의 공간이 된 화산애빵집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제3의 공간은 인위적이지 않고, 정감을 느끼며 부담 없이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제3의 공간에서는 휴식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그 공간에 더욱 오래 머물면서 교류와 휴식의 장소가 되길 원합니다. 화산애빵집은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화되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제3의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산애빵집에서 운이 좋으면, 주민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는데요.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정성스럽게 키운 농산물을 봉투에 가격을 적어 진열하면, 작은 장터가 열리는 공간으로 변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동네 최고령 화가이신 여사님을 모셔 그림 그리기 문화 행사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빵집이라는 공간을 넘어서 하나의 화산면의 동네 커뮤니티 장소로 변화되고 있었습니다.


동네 빵집의 주 고객은 동네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들입니다. 자주 이용하는 고객 특성을 파악해 브랜드 및 판매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걸 화산애빵집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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