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가 아닌 의사로 돌아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신작
아이언맨 캐릭터로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랬던 그가 아이언맨 수트를 벗고 새로운 캐릭터로 극장가를 찾아왔다.
이제는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아니 의사 역할로 돌아온 영화 닥터 두리틀이 그 주인공.
닥터 두리틀 줄거리
영화는 거대한 저택에 사는 두리틀의 집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그는 뛰어난 의료 실력을 가진 의사이자, 동물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괴짜. 하지만 그가 사랑하던 아내 릴리가 모험 도중 죽게 되며, 그는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살아가게 된다.
한편, 사냥꾼 가문에서 길러진 스터빈스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 그는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죽이지 못했고, 심지어 잡은 동물을 몰래 풀어주기까지 한다.
여느 날처럼 오리 사냥을 따라나선 스터빈스는, 계속되는 재촉에 총을 발포하는 데, 우연이었는지 주변 나무에 있던 다람쥐를 맞춰 버리게 된다.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하던 그의 주변에 나타난 건 앵무새 폴리. 자신을 따라오라고 이야기 하는 폴리를 따라 다다른 곳은 바로 두리틀의 저택.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나타나지 않자, 창문을 넘어 두리틀을 만나러 들어간 스터빈스. 그곳에서 동물들과 함께 다람쥐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병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는데...
밖에 나가는 걸 거부하는 두리틀 박사와 그를 설득하는 폴리.
꽤 치열한 말싸움이 오가는 듯 했지만, 결국은 폴리가 승리하며 두리틀은 빅토리아 여왕을 보러 길을 떠나게 된다.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가까이서 진찰한 빅토리아의 상태는 더 좋지 않았다. 독극물의 중독되어 신비의 섬에 있는 신비의 열매가 아니면 여왕을 치료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두리틀은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의 아내 릴리가 바로 이 섬, 이 열매를 찾기 위해 떠났다 죽었지만, 그럼에도 여왕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 것.
이 모험에 참여한 건 그와 그의 동물들, 그리고 멋대로 조수임을 자처하는 스터빈스.
두리틀만큼은 아니지만 그는 동물들과 교감하며, 어느 정도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의 모험은 곧장 큰 암초를 만나게 된다. 여왕을 서서히 독살하려고 했던 인물 중 하나이자, 여왕의 주치의 격이었던 머드플라이가 거대 함선을 이끌고 이들을 쫓아왔기 때문.
뛰어난 기동력과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머드플라이는 죽일 기세로 두리틀의 배를 쏘아대기 시작한다.
다행히 바다 동물인 고래의 도움으로 1차 위기를 벗어난 두리틀과 그 일당들.
하지만 릴리의 기록을 찾기 위해 도착한 라술리의 성에서 잠입을 시도하다 두리틀과 스터빈스는 호위병에게 곧장 잡히게 된다.
원래부터 두리틀에게 악감정이 있던 것 같았던 라술리는, 두리틀에게 호랑이와 1:1로 맞서 싸우게 하는데...
도와줄 동물도 없고, 스터빈스 마저 어찌할 방법이 없는 상황. 과연 두리틀은 호랑이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신비의 열매를 얻어 여왕을 구해낼 수 있었을까?
소설 속 판타지를 옮겨 오다
이 작품은 소설가 휴 로프팅의 소설 두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을 원작으로 한다.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는 박사 두리틀이 모험을 떠난다는 소설 속 이야기를, 영화는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그가 소통하는 동물은 형태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고릴라 같은 영장류에서부터 기린, 타조. 심지어 작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그는 모든 동물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스터빈스 역시 자연스레 그의 능력을 배워간다. 사실 스터빈스가 능력을 얻게 된 과정은 아주 개연성이 있지는 않았다.
동물들이 그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이야기 했을 뿐, 계기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던 것.
하지만 판타지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개연성 하나하나에 몰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가슴 따뜻한 판타지를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게 했다.
따뜻한 감성의 이야기
동물이 주인공이 되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동물과 인간의 유대. 상처 받은 인간의 치유라는 이야기가 주가 되어 흘러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두리틀 박사와 동물간의 진한 우정을 그려낸다.
두리틀은 아내의 죽음의 큰 상처를 받아 굳게 대문을 걸어 잠근 사람. 그런 그를 위로해 준 것이 박사 주변의 동물들이었다.
그들은 힘내라는 말 대신, 두리틀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끔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었다.
그리고 이 동물들 또한 상처받은 등장인물이다. 각각의 이유로 이곳에 떠밀려 온 동물들은 두리틀 박사와 동거를 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각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그들 역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박사의 태도.
그는 동물들을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흔히 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인식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는 말이자, 두리틀에게 동물이란, 단순 반려동물 관계를 넘어, 친구 사이 혹은 그 이상을 의미함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인간과 동물의 의사소통을 넘어, 감정적인 공감대를 엮어낸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CG, 더 화려한 출연진
영화는 화려한 CG를 통해 동물들을 사실에 가깝게 구현해 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신비한 느낌의 배경 역시 CG를 통해 구현한 것들.
이러한 장치들은 관객들에게 보는 맛을 선사하며, 영화에 더 푹 빠져 볼 수 있게끔 만들고 있었다.
더 주목해야 할 건 바로 출연진. 두리틀 박사를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캐스팅도 놀랍지만, 목소리 대역을 맡은 배우들의 면면도 어마어마하다.
박사의 개 '지프'는 스파이더맨으로 알려진 배우 '톰 홀랜드'가,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역으로 유명한 '레이프 파인스'는 호랑이 '배리'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와 미친 싱크로율을 보여준 '라미 말렉'이 고릴라 '치치'를, 남자 관객들에겐 프로레슬러로 더 친숙한 '존 시나'는 북극곰 '요시'를 연기했다.
비록 이 배우들은 목소리만 등장하긴 하지만,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 더빙만으로도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겨난 듯 했다.
뻔한 동화 이야기지만 매력적으로!
작품은 동화를 보는 듯한 전개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아주 색다른 반전이나,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지는 않다.
하지만 동물들과 교감하는 따뜻한 박사 두리틀. 그리고 화려한 CG효과와, 출연진들은 평범한 이야기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담아내고 있었다.
아내를 잃었다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던 박사 두리틀.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서 친구, 혹은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던 영화 <닥터 두리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