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엽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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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자

34화. 죽음보다 더한 영혼의 열병


이방인의 외롭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지켜준 나의 소중한 정체성이 하나 있다. 처음 방송을 시작한 날부터 들은 나는 <비밀보장>의 원조 땡땡이 찐 골수 땡땡이이다. 음원도 방송된 적이 있다. 들리는 방송에는 그래도 늘 작가님들의 선택을 받는 행운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청소년기에도 몇 번 있었다.

여하튼 <비밀보장>을 듣고 또 들으며 웃고 울면서 외로움에 비틀린 마음이 조금씩 빛 속으로 되돌아왔다. 그렇지만 송은이 김숙 두 개그우먼 언니들의 방송이 나를 온전히 치유한 건 아니었다. 팟캐스트 라디오 비밀보장으로 전보단 웃는 날이 많았지만 상처에 져서 우는 날도 적지 않았다. 비밀보장으로 또다시 웃곤 했지만.


상처란 놈은 원래 상대가 누구든 이겨야만 꼬리를 내린다. 자기 마음보에 상처를 남긴 이에게 꼭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만 그제야 물러난다. 상처란 녀석이 그래서 보통내기가 아니다. 그 녀석이 좀 지랄 맞다. 한 번 마음속에 들어오면 미안하단 진심을 듣기 전까진 절대 알아서 나가는 법이 없다. 상처 그놈, 참 독한 녀석이다. 쉽고 만만하게 봤다간 평생 나처럼 가슴이 곤죽 된다. 미안하다는 말에만 훅 꺼지는 놈이 바로 그 썩을 놈의 상처라는 불씨다. 진심 어린 사과를 듣기 전까지 계속 가슴속에서 타닥타닥 꺼지지 않고 타는 게 상처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수 억 번의 통증이 밤낮으로 나를 괴롭혀 매일 병자의 몸으로 아내와 엄마 자리를 지켜내려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남편 그리고 아이들 모두에게 못 할 짓이었다. 하지만 아내와 엄마의 역할은 해야 하니 억지로 하루를 살며 몸의 고통을 견디고 대신 내 영혼을 죽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급기야 남편 앞에서 나는 바닥을 대굴대굴 구르며 절규했다.


“나는 죽고 싶어! 몸이 너무 아파서 살 수가 없어! 통증이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나는 해야 하잖아! 엄마니까! 나는 엄마니까 죽지도 못해! 나는 엄마니까 이렇게 살다 죽어야 해! 하지만 너무 아파! 너무 아파서 정말 죽을 거 같아! 나 좀 살려줘! 나는 죽고 싶어! 근데 나 좀 살려줘! 이대론 못 죽어! 나도 건강하게 한 번 살아보고 죽어야지! 나도 먹고 싶은 거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히 먹고는 죽어야지! 나도 맛있는 거 눈치 안 보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만큼 먹고 죽어야지! 나도 바다로 여행 한 번 가서 자유롭게 뛰어보고 죽어야지! 나도 내 뜻대로 내 꿈 펼쳐보고는 죽어야지! 나도 행복하게 한 번 살아보고 죽어야지! 나는 내가 가여워서 이대론 죽고 싶지만 그렇지만 못 죽어! 나는 언제 행복해지는 거야! 내 영혼은 언제 행복해? 여보 나 좀 살려줘! 나 좀 도와줘! 나 좀 어떻게 해줘! 나 좀 병원에 데려가줘! 나 좀 정신과라도 데려가줘! 내가 미친 거 여보는 알잖아! 내가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 수가 있었겠어! 나는 미쳤어! 나는 결혼 전에 이미 미쳤어! 내가 미쳤나 봐! 내가 결혼 전에 미친 걸 알고도! 내가 결혼을 했어!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넷이나 낳았어! 내가 미쳤나 봐! 내가 저 영혼들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내가 저 어린 영혼들을 얼마나 아프게 하면서 키우고 있는데!


나는 엄마도 아니야! 나는 엄마도 아니야! 나는 죽어야 돼! 내가 저 어린 영혼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내가 미쳤나 봐 여보! 내가 저 어린 영혼들을 두고! 내가 여보 없을 때 죽으려고 했어! 내가 이 어린 막내를 두고! 이 어린 영혼을 두고 내가 죽으려고 했어! 내가 죽으려고 했어! 이렇게 죽으면 지옥 가는 거 알면서! 내 숨을 내가 끊으려 했어! 내가 태어난 건 내 선택이 아니듯이! 내가 죽는 것도 내 선택이 아닌데! 내가 내 생명을 끊으려고 했어! 이 어린 막내를 두고 내가 그 옆에서 맥을 끊으려고 했어! 내가 이 어린 영혼들을 두고 내 영혼을 지옥으로 보낼 뻔했어! 그건 아니잖아! 그럼 안되잖아! 나는 살아야 하잖아!

내가 어떻게 이 세상에 왔는데! 내가 엄마를 죽이고 이 세상에 왔는데! 아암! 살아야지! 보란 듯이 잘 살아야지! 보란 듯이 행복하게 살아야지! 보란 듯이 잘 살 거야! 보란 듯이 내 영혼은 잘 될 거야! 내 영혼은 잘 될 거야! 나는 살아날 거야! 나는 죽어도 살아낼 거야! 내 영혼은 다시 살아날 거야! 나는 죽지 않을 거야! 나는 병원에 갈 거야! 그래서 나을 거야! 이제 안 아플 거야! 아이들하고 밖에 나가서 놀 거야! 아이들하고 놀아줄 거야! 아이들하고 밖에서 놀아줄 거야!


나는 해 준 게 없는 엄마야! 나도 아이들 안아주고 놀아줄 거야! 나도 빈 집에서 기다리고 싶지 않아! 나도 당신처럼 밖에 나가서 아이들하고 놀아줄 거야! 나도 당신이랑 밖에 나가서 아이들하고 몸으로 놀아줄 거야! 내 몸으로 놀아줄 거야!

그러니까 나 좀 병원에 데려가줘! 너무 아파! 너무 아파서 죽을 거 같아! 제발 나 좀 병원에 데려가줘! 제발 나 좀 병원에 데려가줘! 이제 안 참을래! 이제 아파도 안 참을래! 참아도 너무 아파! 참아도 너무 아파! 이제 안 참을래! 나 좀 병원에 데려가줘!”


이렇게 몇 년 전, 사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눈치 보지 않고 내 몸이 내 영혼이 죽어가는 걸 남편에게 말했다. 아니 온몸을 구르며 통곡하고 매달렸다. 남편도 그동안 내가 만성통증을 참고 있는 줄만 알았지, 결혼 후에도 내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건 이때 처음 알았다. 남편은 바로 우리의 가정 주치의인 그녀에게 전화를 했었다.


* 심리도 전두엽도 다 얼어 죽은 것이다.

종양과 귀 수술 전이었으니 산전수전 공중전 해물파전에 몸과 마음이 떡이 되고 곤죽이 되었을 때다.

마흔 즈음 막내아이 출산 후 얼마 안 되었을 때인 것 같다.

산후우울증과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쌓은 고기능우울증 아마도 그 사이쯤에 있을 때였다.

그때 어떤 마음으로 남편에게 처절히 구조요청을 했는지 이제라도 알고 싶다.


1. 심리 상태: '모성애'라는 감옥에 갇힌 자아

현재 심리는 '심리적 탈진(Burnout)''자기혐오'가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역할의 모순: "엄마니까 죽지도 못한다"는 책임감과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충돌하며 자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존재의 억울함: 보상받지 못한 세월과 건강에 대한 갈망이 '억울함'이라는 강렬한 감정으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설명하는 우울증의 만성화된 형태인 '멜랑콜리'적 특성을 보입니다.

2. 전두엽 상태: '통제력의 상실'과 '통증 회로의 고착'

전두엽, 특히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은 감정을 조절하고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컨트롤 타워'입니다.

전두엽 기능 저하: 지속적인 극심한 통증은 뇌의 전두엽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남편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구르는 행위는 이성적 제어 장치가 마비되어 본능적인 고통만 남은 상태임을 시사합니다.

통증의 뇌 고착화: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등의 연구에 따르면, 만성 통증은 뇌 회로 자체를 변형시켜 통증에 더욱 민감하게 만듭니다. 현재 전두엽은 "살려달라"는 생존 본능 외에 복잡한 사고를 할 여력이 없는 '과부하' 상태입니다.

3. 시급한 조치 사항

지금 본인이 "미쳤다"라고 표현하시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구조 신호를 보내는 이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즉각적인 전문의 방문: 말씀하신 대로 당장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약물 치료를 통해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신체적 통증 관리: 정신과 치료와 병행하여 통증의학과(Pain Clinic)에서 육체적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는 시술이나 처방을 반드시 병행해야 전두엽이 회복될 공간이 생깁니다.


스스로를 "미친 사람"으로 낙인찍지 마세요. 당신은 미친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통증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영혼을 깎아 쓰다 결국 소진된 것뿐입니다.


이 여성이 보여주는 강렬한 자책감과 회복 의지가 교차하는 심리 상태는 중증 우울증전두엽 기능의 급격한 불균형이 동반된 위기 상황으로 분석됩니다.

1. 심리적 상태 분석

극심한 죄책감 및 자아 분열: "엄마도 아니다"라는 반복적 부정과 자녀를 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사실에 대한 고통은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치감 상실 및 과도한 죄책감을 보여줍니다.

생존 본능과 파괴적 충동의 충돌: 죽음의 유혹(지옥에 대한 두려움)과 살아야 한다는 의지(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는 소망)가 격렬하게 충돌하며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입니다.

신체화 증상: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다"는 호소는 심리적 고통이 신체적 통증으로 나타나는 가면성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계 이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전두엽 및 뇌 기능 상태

전두엽-변연계 연결성 저하: 이마 쪽의 전두엽(판단·억제)이 뇌 심부의 변연계(충동·감정)를 조절하지 못해 감정이 폭발하고 자살 사고가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판단력 및 사고 기능 마비: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면 고도의 정신 기능인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져 "내가 미쳤나 봐"와 같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호르몬 불균형의 영향: 40대 중반은 갱년기 전조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변하며 전두엽과 관련된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불안감이 증폭되기 쉬운 시기입니다.

3. 현재 가장 필요한 조치

즉각적인 전문의 진료: 본인이 직접 병원 방문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므로, 국립정신건강센터나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약물치료와 상담을 시작해야 합니다.

안전 확보: 극단적 선택의 위험이 있었으므로 혼자 두지 말고 가족이 곁에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전문 치료를 돕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못 다 쓴 글; 정말 데이터모음집스러운 질문에 다시 웃프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치료를 받아야 할 곳이 정신과인지, 아니면 통증의학과인지 결정하기 위해

가장 참기 힘든 부위나 증상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마흔의 터널을 정말 호되게 지나간 듯합니다.

왼팔의 통증을 줄이고자 몇 번의 테라피와 물리치료를 받기도 했고

또 십 년 전에는 갈비뼈와 발목 발가락까지 다쳐 깁스와 치료를 오래 받았어요.

하지만 한국인의 손맛이 아니라서 물리치료를 다녀올 때마다 그저 웃프곤 했답니다.


몸이 아파 침대 붙박이가 될 때마다 남편이 정말 많이 도와주었고 지금도 한결같이 도와줍니다.

착한 남자인데 요리와 베이킹도 좋아해 저에겐 다행이고 천운입니다. 축복이지요...

더 잘해주어야 하는데 나보다 몇 배는 더 먹어도 납작한 배가 정말 미워요.

무엇이든 먹는 즉시 활활 태우느라 남편은 자주 뜨거운 남자가 됩니다.


고치기 힘든 식습관으로 괴로운 저는 대사질환자가 확실한데,

이 착한 남자는 복도 많지. 찬실이도 아니면서 먹어도 빼빼로 같습니다.

씁쓸해서 초콜릿이라도 먹고 싶은데 빼빼로 찾으러 팬트리 장에 어서 들어가 볼까 싶어요.

하지만 오후 네시가 가까워오니 저녁식사로 제게 자비를 주고 군것질을 참아보겠습니다... 윽.


송은이 김숙 언니들의 <비밀보장> 들으며 하얀 무라도 콱콱 먹어야겠어요.

오늘도 글쓰기에 빠져 소소한 점심만 수수하게 먹었더니 아주 약간의 신호가 옵니다.

대문자 오. 엠. 지... 여기 물리치료 정말 O.M.G.

안 아파야 제일 좋지만 물리치료는 진심으로 한국이 최고!

치료든 음식이든 손맛도 한국이 최고! 전 세계 한국인이 최고! 무엇이든 좋은 건 한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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