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엽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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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자

65화. 왕돈가스 핫도그 또 떡볶이… 다다다 먹고 싶다!


마흔여섯이나 먹었지만 아직 먹고 싶은 게 많다. 그래서 일생이 천로역정 행군 중이지만 인생을 놓지 못한다.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싶다가도 하나님도 대단하시지 싶다. 이토록 식탐이 많은 나를 만드시고는 식욕을 누르고 살게 하시니 무심하시다. 먹고 싶은 것 좀 마음껏 먹게 해 주시지 싶다. 어찌 이 나이가 되도록 이루지도 못할 꿈을 주셔서 살아가게 하시는지 참 대단하시다.


부디 꿈 중에 하나만이라도 이뤄서 먹고 싶은 거 실컷 먹고 천국 가리라 매일 하늘에 말한다. 아무도 듣는 이가 없지만 스스로 어깨를 토닥이며 미래를 그려본다. 세계여행은 아니더라도 자전거로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맛있는 밥을 왕왕 먹어보고 싶다. 오늘 밤에도 눈을 못 감겠지. 오삼불고기와 무김치에 파전 하나 싸 먹는 상상에 잠을 못 이룬다. 대견하게 참은 날도 있지만 저녁만 되면 먹고 싶은 게 왜 그리 많은지 정말 미치겠다.


꿈 때문에 사는지 똥 때문에 사는지 알 수가 없다. 어차피 먹으면 다 똥으로 나오거나 살로 간다. 그래도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천국 가고 싶다. 그러려면 저 많은 꿈 중에 하나는 반드시 이뤄야만 한다. 자전거 여행가가 되면 참 좋겠다. 눈에 담는 풍경, 코로 마시는 공기, 귀로 듣는 새소리, 입으로 먹는 뭐든지 다 꿀맛일 테니. 이제부터라도 정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한다. 마음은 벌써 어느 바닷가 마을 생선구이 집에 가 있다.

비밀보장에서 김숙라인 최초 연예인 셀럽 분께서 말씀하신 강원도 고성 그 집 꼭 가보고 싶다. 이런 행복한 낭만 상상의 밤이 오늘도 깊어간다. 밤엔 잠으로 아침엔 숨으로 섬세히 돌보아주시니 감사하다. 여전히 꿈을 향해 갈길이 멀지만.


하루 종일 먹을까 말까의 갈등이다. 포기할까 견뎌낼까의 싸움이다. 보고 싶다 잊고 싶다의 영끌로도 닿지 못할 한끝 같은 마음의 전투다. 돼지고기두부김치찌개, 냉털채소두부된장찌개, 뜨거워서 해물 섞이면 쫄깃한 깊은 맛이 맛있지만 껍데기들 빼고 살만 바르느라 빨리 못 먹으니 괜히 화나는 순두부찌개, 국물은 안 마셔도 시큰한 냄새에 벌써 취하는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콩나물국에 밥 한 그릇, 살도 빠지지만 여성에게 너무나 좋은 미역에 소고기 듬뿍 우러난 미역국도 좋지만 최애는 두부미역국, 외할머니 생각에 울컥하지만 시원하고 달달하니 소화도 잘 되어 밥 두 그릇은 뚝딱 비우는 소고기뭇국, 말도 필요 없는 돼지고기고추장볶음 돼지두루치기 돼지불고기 아무튼 집집마다 지역마다 레시피도 다르고 이름도 다르지만 무조건 맛있는 그거 바로 그거 제육볶음, 소고기는 비싸서 자주 먹었는지 못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비빔밥에는 어울리고 솔직히 누가 사 주거나 뷔페에선 그래도 맛있는 비싸니까 많이 생각은 안 나는 소불고기, 돼지고기도 소고기도 각 부위별로 부르는 명칭도 다르고 식감도 다르다지만 그렇게까지 고기를 분류하고 분석하며 먹어본 적이 없다. 때문에 그냥 돼지고기 소고기로 퉁친다.


치킨이라고 말해야 이제는 더 익숙한 닭고기야 그 종류도 맛도 몇 백 가지라니 그야말로 김밥천국이 아니라 치킨천국이다. 당연히 닭고기도 수 백 가지 맛 가지가지 다 언젠가 한 번은 도장 깨기 하듯 먹어보고 싶다. 신포시장이든 춘천이든 가서 치킨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고 싶다. 살면서 결혼 전에 몇 번은 먹어 본 오리고기도 몸보신에 좋고 보양에 좋다니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 끝내 천국 정원으로 먼 길을 떠나셨지만 너무나 감사하고도 죄송한 친척 분의 기력을 고맙게도 붙잡아 주었던 오리고기는 꼭 먹어보고 싶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 외숙모와 명절 때마다 빚던 손만두, 그중에서도 김치만두가 미치도록 생각나고 먹고 싶다. 사 먹어도 그 맛이 절대 아니니 이제는 사 먹지 않는 옛날 그 만두, 김치만두 고기만두 모든 만두 다 좋아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는 참을 수 없는 맛의 참다 미치겠는 만두 만두 그 만두, 외할머니 만두소가 아니더라도 제발 그 만두들아 기다려다오 꿈을 이루고 다 먹어주마 사랑하는 만두들아, 집밥 반찬들은 말도 못 하노라. 어렸을 때 시골살이에 먹었던 온갖 나물무침 그 호사로운 밥상을 어찌 잊을까.


먹고 싶어 미치겠는 나물들과 외할머니 달걀찜을. 봄냉이나물무침, 늙은 호박무침, 가지무침,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 오이무침, 그냥 밭에 들에 보이는 채소들은 다 밥상 무도회장 위로 올라와 춤을 추니 밥도둑이었다. 강된장에 호박잎쌈은 보약인 줄 모르고 수 천 첩은 지어먹은 것 같다.

어쩌면 차곡차곡 겹겹이도 빙빙 둘러 예쁘게 가지런히 접시에 담아내어 주실까 늘 감탄하며 양념 한 톨까지 쪽쪽 먹었던 꼬막무침, 찌개며 무침으로 맛나게 먹었지만 아쉽게도 이름을 잊은 갖가지 조개류의 해산물들, 명절이면 그토록 꿀맛이던 야들야들 살만 쏙 입에 들어가던 갈비찜, 새콤달콤 양념맛에 좋아했는지 오독오독 식감 때문에 좋아했는지 홍어오이도라지무침, 초고추장에 문어숙회, 가끔 목에 가시가 걸려 밥 반그릇을 큰 수저로 훅 떠서 넘기느라 뜨끔뜨끔 무섭기도 했지만 고소하니 맛있던 갈치구이, 심심한 듯 슴슴하게 달달하니 짭조름도 했던 무 먹는 맛에 가시 무서워도 먹었던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이모가 굽고 굽고 또 구워주신 임연수어, 크게 크게 왕달같이 빚어주신 김치만두… 말하면 끝도 없는 먹고 싶어 미치겠는 짝사랑 음식들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김치는 또 얼마나 무궁무진하고 무지하게 무진장 맛있는가. 무김치 오이김치 파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등 배추의 사돈의 팔촌까지 전국 팔도에 널린 게 김치다. 말하자면 이 글을 책으로 아직 못 엮었으니 참아야 한다. 여하튼 꿈을 이루고 싶은 자들이여 포기하지 말자! 먹고 싶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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