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토끼

2화. 낯선 길에서 만난 토끼-아이와 함께 읽는 성경 스토리

by INB Mr





낯선 세계로 온 소녀




번쩍—




다혜는 감았던 눈을 살짝 떴습니다. 붉은 흙먼지가 떠다니고, 아스라이 키 작은 떡갈나무 숲과 그 너머로 드문드문 작은 촌락들이 보였습니다.

발밑도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사각사각 부서지는 모래들이 밟혔지요.





다혜는 순간,

아주 오래된 그림책 속으로

뚝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어?”



놀라 돌아보는데



붕-! 붕 - 붕!!



뭔가 커다란 그림자가 다혜 앞으로 성큼성큼 뛰어 다가왔어요.


꽤 덩치기 큰 토끼였습니다.



“안녕! 드디어 봤구나! 내가 보이는 거 맞지? 와! 진짜네!”



“너………. 토……. 토토야…?”


다혜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커다란 토끼는 양손을 흔들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습니다.



“아냐아냐아니야!! 난 인형 같은 게 아니야!



아, 물론 인형들도 멋지고 귀엽긴 하지만! 난 완전 달라!”



다혜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그럼...... 넌 누구야?”


나는 말이지,


“누군가 마음속에서라도 ‘도와줘…’ 하고 부르면 ‘짜잔!!’ 나타나는 존재!





내 이름은





두두두두 두두 두둥!!!


내 이름은.......


룰루홉! 홉! 홉! 홉! 뛰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 홉! 홉!”






너 요즘 속상했잖아? 신호가 엄청 강하게 왔다니까!” 룰루홉은 커다란 귀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다혜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알 듯 말 듯, 머릿속 어딘가에서 퍼즐 조각 하나가 맞춰지는 느낌이었지요.




동생에게 엄마, 아빠를 빼앗긴 것만 같은 느낌

토토를 잃어버린 슬픔......

나만 혼자라는 쓸쓸함까지......



그 마음들이 신호가 된 것 같았습니다.




찬 바람이 한 번 크게 불었습니다.

멀리서 목동들이 양 떼를 몰아가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엄청 대단하고 중요한 일





“자!”

룰루홉이 다혜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진 장담 못 해!

근데 하나는 확실해.”



룰루홉의 두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뭔가 엄청 대단하고, 엄청 중요한 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어.”


다혜는 잠시 망설이다 그 손을 잡았습니다.

토토를 안을 때처럼 몽실몽실하고 따뜻했지요.

그렇게 둘은 울퉁불퉁한 길을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저녁 하늘엔 땅거미가 내려앉고,

고즈넉한 길 위에는 두 친구의 조잘거리는 소리만 잔잔히 퍼져갔답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이야기 성경

매주 목요일 연재 중입니다.





짧은 질문 하나,

아이가 믿고 있던 환상을
서둘러 어른의 말로 덮어 버린 일이 있나요?
………………………………..
산타 이야기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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