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토끼

7화 갈라진 길

by INB Mr





베들레헴은 생각보다 훨씬 붐볐지요. 성문을 지나자마자,

길은 갑자기 사람들로 꽉 막혀 있었습니다.

아직 해도 기울지 않았는데

이미 길 위는 사람들로 가득했지요.



아이 울음소리,

나귀 울음,

짐 끄는 소리,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며 언성이 높아진 목소리까지


뒤섞여 발 디딜 틈이 없었지요.


공기는 먼지와 땀 냄새로 가득했고,

사람들 얼굴엔 피로가 깊게 내려앉아 있었어요.


“오늘은 더 못 받아요.”


“이미 꽉 찼습니다.”


여관 문은 연달아 닫혔고,

요시는 짧게 숨을 고른 뒤 다시 고개를 들었지요.


괜찮다는 듯,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문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어요.


마리는 겉으로는 조용히 서 있었지만,

숨이 가빠질 때마다

손이 배 위로 천천히 올라갔어요.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지요.


룰루홉은 평소처럼 끼어들었어요.


“와, 여긴 진짜 사람 많다.

토끼 귀 하나쯤 밟혀도 모르겠는데?”


그는 씩 웃으며 말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지요.

룰루홉은 어깨를 으쓱했어요.


“뭐, 다들 오늘따라 바쁘네.”


늘 하던 수다였지만 잘 먹히지 않았지요.

룰루홉은 말끝을 살짝 끌더니,

조용히 걷기 시작했지요.



다혜는 자꾸 뒤로 밀려났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앞사람이 움직이면 뒤에서 밀려왔고,

발을 떼면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웠지요.


다혜는 한 번, 두 번 고개를 들어 일행을 확인했어요.


아직 보였지만, 조금씩 거리가 벌어지고 있었어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애들까지 데리고…”



지나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다혜는 괜히 속이 상했어요.


‘곧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지요


.

그런데


그때, 또다시 익숙한 향기가 스쳤어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냄새였지요.

분명했어요.


다혜는 고개를 돌려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어요. 군중들 너머로 좁은 골목이 이어졌고, 베들레헴 성문 바깥으로 향하는 외진 길이었지요.


잠깐이면 될 것 같았어요.

다혜는 확인하고 싶었지요.

한 발짝, 한 발짝 걸음을 옮겼어요.


왠지 발거음이 가벼워졌지요.


마리는 다혜가 사람들 틈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보았어요.

부르고 싶었지만 배 안쪽에서 묵직한 아픔이 밀려오는 바람에 숨이 가빠졌지요.

옷자락 안쪽에 옅은 붉은 기운이 번졌지요.

마리는 이를 악물고 자세를 고쳐 앉았어요.




그렇게 골목 끝에 도착했을 때,


다혜는 낮은 담장 밑에 뭔가 놓여 있는 걸 발견했어요.


토토였어요.



진짜 토토가 다혜 앞에 있었습니다.



다혜는 와락 달려가 토토를 끌어안았어요.

꼭 안아 보았지요.

그런데 예전처럼 포근한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토토는 그대로였지만, 뭔가 달라진 듯했지요.

그때, 다혜의 마음속에서 여러 생각들이 겹쳐 들었어요.


‘여긴 너무 복잡해.’


‘아무도 나에게 관심 없어’


‘지금은 다른 사람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머릿속이 복잡해질수록 다혜는 토토를 더 꼭 끌어안았어요.




베들레헴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빠른 발걸음,

거친 숨소리,

부딪히는 소리들이 골목 끝까지 밀려왔지요.

다혜의 가슴은 또 찌릿 답답해졌습니다.



그때, 토토의 손이 조금 움직인 것 같았어요.


정말 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요.




한편, 룰루홉은 뭔가 이상한 느낌에 걸음을 멈췄어요.



“어?”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지요.


여전히 장난기 섞인 표정이었지만,


눈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이상하네. 다혜가… 너무 멀어졌는 걸.”



룰루홉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폈어요.


사람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그 방향을 느끼고 있었어요.


“에이, 금방 돌아오겠지.”



룰루홉은 돌아서 마리를 쫓았고, 점점 다혜와 멀어졌지요.



그렇게 다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일행들과 멀어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이야기 성경
매주 목요일,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