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베들레헴으로
룰루홉의 진짜 능력
라마를 벗어나자 길의 표정이 확 달라졌습니다.
흙길은 울퉁불퉁해졌고,
돌 사이로 마른 풀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지요.
길 양옆에는 올리브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고,
은빛 잎이 바람에 스칠 때마다 햇살이 잘게 부서졌습니다.
“베들레헴 쪽은 요즘 발 디딜 틈도 없다더라.”
앞서 걷던 사내가 말하자, 옆 사람이 혀를 찼습니다.
“이제 다 황제 탓 아닌가,
등록이 뭐라고, 온 사람들이 다 몰린다잖아.
방은커녕 마굿간도 없대.”
다혜는 그 말을 듣고 나귀 위의 마리를 바라봤습니다.
마리는 한 손으로 배를 감싼 채,
숨을 고르는 박자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웃고는 있었지만, 고개를 들 때마다 잠깐씩 눈을 감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균형을 잃은 나귀가 휘청 몸을 크게 휘청거렸고,
마리의 몸이 앞으로 쏠렸습니다.
“어—!”
그 순간,
룰루홉의 두 눈이 번쩍 빛났습니다.
마리의 몸이 땅에 닿으려는 순간, 어느새 날아와 그녀를 붙잡았지요.
휴~~ 이번엔 진짜 좀 위험했어!”
요시의 눈엔 잠깐 동안이었지만, 마리가 공중에 두둥실 떠 있는 듯 보였지요. 멍하니 마리를 보던 요시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받아 들었어요.
누군가 자신에게 마리를 건내주는 듯했지요.
“괘....... 괜찮소??”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온몸은 금세 땀에 젖어 있었지요
“예전에 말이지!
견습 천사였을 때 별들이랑 술래잡기를 했거든?
........
일주일이 넘게 찾지 못했다니깐,”
룰루홉의 말에
다혜는 피곤한 듯 고개르 떨구었습니다.
머리속에 뒤섞인 이야기들 때문에 어지러웠지요.
”아무튼 그때 훈련을 엄청 받았어. 무슨 훈련 받았는지 얘기해 줄까?”
주변에선 사람들의 말소리,
나귀 울음 소리,
발걸음 소리가 한꺼번에 우를 몰려들었습니다.
다혜는 가슴이 조이듯 답답했지요.
‘괜히 따라온 거야.’
다혜는 걸음을 멈추었어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 틈에 누구 소리인지 알지 못했지요.
길은 점점 좁아졌고, 사람들은 더 많아졌습니다.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사람들,
짐을 진 상인들,
아이들 손을 붙들고 가는 가족들까지.
서로 어깨가 스치며 지나갈 때마다 공기가 답답해졌습니다.
마리가 갑자기 몸을 움켜쥐었습니다.
요시가 바로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다혜의 눈에, 마리의 옷자락 안쪽으로 아주 옅은 핏기가 스며든 것이 보였습니다.
“조금… 쉬었다 가야겠어요.”
마리는 웃으려 했지만, 입꼬리가 오래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이럴 땐 말이야!”
룰루홉이 또 한 번 숨도 안 쉬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아기 낳는 일? 내가 얼마나 많이 봤는데!
타이밍, 호흡, 각도! 아, 각도가 진짜 중요해—”
다혜는 귀를 막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이 웅— 하고 울리는 것 같았지요.
“그리고 말이야, 숨을 꾹 참았다가 이렇게—”
“그만해!”
다혜의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룰루홉은 입을 벌린 채 멈췄고, 요시는 다혜를 바라봤습니다.
허공을 향해 소리친 것처럼 보였겠지요.
다혜는 혼자 떨어져 걸었습니다.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는
괜히 발끝으로 작은 돌맹이들을 밀어났지요.
자작나무 몇 그루가 서 있었고, 해는 서서히 기울고 있었습니다.
다혜의 마음이 뒤로, 아주 조금 물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넌 혼자가 아니야.’
이번엔 분명 누군가 부르는 듯 했습니다.
다혜는 어렴풋한 소리를 따라 걸어갔습니다.
익숙한 냄새까지 느껴졌지요.
“……토토?”
“다혜!”
이쪽이야! 거긴 아무도 없다고, 혼자 다니다 큰일난다!”
룰루홉이 뒷쳐진 다혜를 불렀어요.
그 소리에 다혜는 입술을 비쭉거렸지요.
그때,
다혜의 뒤로 작은 검은 그림자가 보였지만,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일행은 라마를 벗어나,
베들레헴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길목에 들어섰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이야기 성경
매주 목요일,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