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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교사 체 Sep 24. 2020

적당히 가까운 사이

댄싱 스네일, <적당히 가까운 사이>

‘사기 당하기 딱이다’

‘겉과 속이 같다’

‘좋고 싫음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    


이런 말을 종종 들었다. 최대한 자기객관화를 해보자면, 나는 단순명확한 편이다. 사람과의 관계로 인한 갈등이 크게 없어서였는지(슬프게도 과거형으로 쓴다) 관계에 관한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 당신이 옳다,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화내지 않는 방법 등. 마흔도 훨씬 넘어 이런 책들을 보며 위로를 받고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나는 그 사람이 왜 불 까?   

  

이런저런 이유를 댈 수야 있겠지.

사실 그냥 불편하고 싫을 뿐인데.

이런저런 이유를 찾지 말 것.  


  

적당히 가까운 사이? 가까운 사이라면, 진실한 사이라면 자기를 다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진실과 적당히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진실게임을 하면서 울고 위로해주면서 가까워지지 않았던가. 하지만 진실게임을 하면서 울던 다 큰 아이는 뜨거운 여름 한철 아지랑이처럼 사라져버렸고 그 자리 어정쩡하게 어른이 된 내가 있다. 어정쩡한 어른이 된 나는 이제 ‘적당히’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적당히’ 해서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상처받지도 않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것 같다.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 적당히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는 것.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 진짜 어른이 될 때까지.



   누구와 관계를 이어 가고 어떤 사람을 정리할지, 그들과의 거리는
어느 정도로 유지할지,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만약 후회되는 선택을 했다면 그것 또한 괜찮다. 우리는 지난 선택으로부터 배우고 언제든
 더 나은 선택을 해 나갈 수 있으니까.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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