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여행
칼스루어에서 머무는 기간은 2박 3일
하지만 어제 미디어파사드 관람을 하고 난 후 우리는 굳이 다른 곳을 더 둘러봐야하나 싶는 생각이 들었다.
칼스루어를 더 돌아보는 대신 49유로 티켓으로 갈 수 있는 근교 도시를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당일치기 슈투트가르트 여행.
어느새 우리에게 루틴이 되어버린 여행 가는 날 아침의 커피타임. 사실 전날 우리는 ZARA에서 긴팔 옷을 하나씩 샀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건 신의 한 수였다.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날 아침은 비가 내리고 여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추웠다. 쇼핑한 긴 팔 옷은 나중에 가을에나 입겠지 싶었는데 이 날 아주 요긴하게 잘 입었다.
슈투트가르트에까지는 기차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였던 것 같다. 특히나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 보니 다른 독일의 도시와는 다르게 언덕이 많아 보였고, 언덕마다 빼곡하게 집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도착해서 첫 식사는 중국집. 딤섬 몇개와 따뜻한 면 요리도 하나 먹었다. 해가 없는 것 하나만으로 이렇게 춥다니... 따뜻한 국물이 너무나 먹고싶었다.
식사 후에는 미술관으로 갔다. 비오는 날씨에는 역시나 미술관만한 곳이 없다. 사실 우리는 거의 폐관시간에 가깝게 입장해서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비도 피할겸 즐겨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도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에 간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미술관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쿠르베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어디의 미술관이든 들어가면 특유의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참 좋다. 사람들의 걷는 소리, 바깥에서 흐릿하게 들리는 빗소리와 적당히 서늘한 공기가 굉장히 좋다.
요즘 미술관들의 유행인지 모르겠는데 중간중간 이런 진짜 사람같은 조형물들이 있어서 깜짝 놀랬다. 다들 발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돌아다니다가 한번씩 깜짝 놀라게 만드는데 덕분에 한번씩 미술관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지기도 한다.
미술관을 돌아보고 나오니 비가 잠시 잦아들었다. 목적지 없이 시내로 접어들어 걸어다니다가 커피 한 잔을 하기로 했다.
비가 잦아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물기도 가득하고 언제 또 비가 후두득 내리칠지도 모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외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있었다. 유럽 대부분 나라의 사람들이 그렇긴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유독 야외 자리를 선호하는 것 같다. 날이 푹푹 찌든 비가오든 실내 좌석보다는 노천 좌석에 늘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비가 오는 풍경만 보고 미술관 하나만 들르는 것으로 마무리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내일도 우리는 체크아웃 후 프라이부르크로 돌아가기 전에 슈튜트가르트를 한번 더 들르기로 했다.
#슈투트가르트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