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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루어

2박 3일 여행

by 첼라

한국에서 찾아보면 카를스루에라고도 하는 것 같다. 특히 음대쪽으로 유학을 많이 가는 도시라고도 한다.


동생의 여름휴가가 시작되고 같이 여행할만한 곳을 찾다가 칼스루어를 택했다. 여름 성수기 대비 호텔 숙박비가 저렴했고 동생도 안가본 도시라고해서 그곳을 택했다.


여행가는 날 아침


간단하게 갈아입을 속옷과 화장품만 챙긴 후 에어비앤비를 나섰다. 한국에서 여행 짐을 쌀 때는 모처럼의 여행이니 출퇴근하느라 못입었던 옷이며 화장품을 잔뜩 챙겼다. 독일에 도착하고 한 일주일 정도는 열심히 치장하고 다녔지만 프라이부르크에서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그것도 그만두었다. 화장을 하고 싶은 날엔 하고싶은 마음껏, 옷도 내가 편한대로. 격식을 차리거나 눈치볼 필요없는 그 작은 자유가 어느새 몸에 익었다.





칼스루어는 생각보다 매우 큰 도시였다. 프라이부르크와는 다르게 널찍하고 긴 도로에 건물들도 으리으리하게 큰 건물들이 많았다. 그만큼 오가는 사람들도 많았고 쇼핑몰에는 ZARA도 입점해있었다. (프라이부르크에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H&M만 2개가 있고 ZARA는 없었다.)



한글...왜?


대도시가 주는 세련됨이나 북적거림도 있지만 그만큼의 피로감도 분명히 있긴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여행파라고 생각했는데 동생만큼이나 나도 프라이부르크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맥주마시기 :)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 제일 먼저 한 것은 역시나 식사.

쇼핑몰 안에 있던 식당에서 맥주와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독일이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는 못하겠지만 스테이크만큼은 어딜가도 중간 이상은 한다. 그래서 외식할때면 스테이크를 주로 주문했다.



칼스루어는 매우 큰 도시였지만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것은 사실 많지 않았다. 큰 동물원도 있고 찾아보자면 꽤 갈만한 곳은 많은 것 같았지만 음~ 굳이..? 하는 마음이 좀 컸다.



그러다 발견함 미디어파사드 행사

뻔히 가는 관광지가 아닌 좀 색다른 것이 없나 찾아보다가 이 행사를 발견하게 됐다. 본 행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다양한 퍼포먼스와 전시로 꽤나 활기찬 분위기였다.




행사장답게 수많은 푸드트럭도 들어와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지역 와이너리의 화이트 와인. 개인적으로 와인은 화이트보다 레드를 선호하지만 이 화이트 와인은 가볍고 상큼한 목넘김이 좋았다.


독일답게 푸드트럭이긴해도 와인잔은 일회용이 아닌 정식 유리글라스. 일회용품 옵션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식기에 대한 보증금을 내고 일반식기를 내어준 경우가 많다. 나중에 식기를 반납하면 보증금도 돌려준다.


해가 저물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우리는 멀찌감치 앉아서 보았기 때문에 작품이 디테일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어두운 밤풍경을 배경으로 보는 맛도 꽤 괜찮았다.



그리고 아마 이 곳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새로운, 좀 다른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진 것. 정말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느껴봤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밑도끝도 없이 솟구치는 욕망같은 것. 마치 사춘기 시절에나 하는 생각처럼 내 인생은 남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같은 아주 날 것의 독백같은 것. 그래서 지금부턴 아무거나 다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어쩜 이 여행은 그걸 찾기 위해서 왔는지도 모른다.




#칼스루어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