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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의 보통날

프라이부르크 일상

by 첼라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하고나서 외출 준비를 시작한다. 준비라고 해봐야 옷을 갈아입고, 간단한 메이크업을 하고 노트북,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전부다.


트램을 타고 20분쯤

중앙역 너머의 시내 초입에서 내린다.


Theater Frieburg


트램 정거장에서 도서관까지는 걸어서 5분이 안되는 거리. 도서관 옆에는 작은 극장이 하나 있는데 오후쯤 되면 커피잔을 든 학생들이 극장 앞 계단에 앉아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서관 1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이곳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일회용 종이컵이 아닌 소서까지 받친 커피잔에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커피잔을 들고 도서관 앞 테이블에서 마시거나 극장 앞 계단에 앉아 마신다. 밖에서 일회용 컵이 아닌 자기로 된 컵에 마시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Frieburg universitty library


매일같이 드나들었던 도서관

학교 다닐때는 가뭄에 콩나듯 갔었던 도서관을 프라이브루크에서는 매일같이 드나들었다. 할 일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종일 가서 인터넷이나 하면서 놀더라도 도서관에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와이파이 없는 숙소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냥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 껴있는 그 느낌이 좋았다. 얼굴 한번 들지 않고 오랜 시간 집중하는 학생들이나 무언가 토론하면서 조잘조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갑자기 잊고있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다 나도 모르게 꽤 긴 시간을 무언가를 파고들기도 했다.


어쩜 나에겐 그냥 여행, 쉼 그런 것 보다도 나를 둘러싼 환경과 분위기의 변화, 자극 같은 것들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맥주만큼음 독일이 최고다


매일 빼먹지 않았던 것 중 또하나는 역시나 맥주!

맥주만큼은 독일이 최고다. 여러가지 다양한 맥주를 마셔보았지만 나의 베스트는 파울라너! 생맥주도 캔도 너무나 맛있었다.


장보기


숙소에 주방이 없다보니 장을 볼때 목록은 단촐했다.

맥주, 빵, 컵라면

독일의 어지간한 마트에서는 신라면을 팔고있었지만 내가 즐거먹었던 것은 닛신에서 나온 스파이시 칠리.

우리가 익숙히 아는 그 라면맛에 적당한 매운 기운이 좋았다. (해외에서 파는 신라면은 내겐 좀 맵다.)



카페 아델에서 커피를 사서 여기까지 가지고 나와서 마셔도 된다


프라이부르크 도심에는 이런 작은 수로가 있다.

기온이 높은 날 오후에 보면 다들 커피나 맥주 한 잔을 사들고 수로에 발을 담그고 앉아 시간을 보낸다.




음악도 필요없고 책이나 휴대폰같은 소일거리도 필요없다. 그냥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온몸에 퍼져오는 시원함을 느끼면서 눈앞에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는 수로에서 작은 나무배를 끌고 다니면서 논다. 아이가 지나갈때면 잠깐 물에 담근 다리를 비켜주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고요하고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것이 프라이부르크의 보통 날들이었다. 이런 스미듯이 익숙해진 하루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그때는 전혀 몰랐다.




#프라이부르크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