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부르크 - 티티제
프라이부르크에 여행온 사람들은 꼭 한번씩 간다는 티티제. 우리도 오늘은 그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기차로 약 1시간 거리인 티티제로 가는 길에는 블랙포레스트라고 불리는 빽빽한 나무들로 들어찬 숲이 내려다 보였다.
티티제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 자그마한 마을이었다. 높은 기운이었지만 청량한 바람이 부는 티티제는 더없이 아름다웠다. 특히 이곳 주변으로는 휴가를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기차역에서 내려서 기념품샵과 같이 있는 소세집에서 핫도그를 사서 먹었는데 생각해보니 독일에 와서 제대로 된 소세지를 먹은 몇 안되는 날인것 같다.
호수는 굉장히 큰 규모였다. 기차역에 가까운 곳은 번화가였는데 호수를 따라 쭉 따라 걸으니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호수를 둘러볼 수 있었다. 번화가에서 맞은편으로 보이는 지역에는 캠핑카와 텐트가 가득한 구역이 보였다. 우리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캠핑존까지 쭉 산책을 했다.
나는 평소에 자연이 가득한 곳을 자주 가거나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도시가 익숙하고 편하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만큼은 리프레시가 된다는 기분이 무엇인지를 가득히 느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걷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일은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기회가 있다면 이런 동네에서 며칠쯤은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티티제에는 유독 부엉이 시계를 전시하거나 파는 곳들이 많았다. 아마도 부엉이 시계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 이곳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이런 동네에서 산다면 자연스럽게 그런 디자인을 생각하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가 크고 듬직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있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낮고 아름다운 구름 그림이 가득한 하늘이라면 뭔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지 않을까.
아님말고...
티티제는 당일치기 피크닉 장소로 제법 괜찮은 곳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돗자리 하나 정도 들고와서 종일 바람쐬다 가기를 추천한다.
티티제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프라이부르크의 호수공원. 해질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24년 7월에서 8월 사이
독일 역시도 매우 높은 기온의 여름이었다. 대부분 맑은 날씨였기 때문이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거의 매일 볼 수 있었다.
수심이 얕은 곳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우린 물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늘 밑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20대에 유럽배낭여행을 한 경험이 있긴하지만 이렇게까지 한 도시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본 것은 처음이다. 한 도시 찍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스타일을 버린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긴 시간을 한 도시에서 체류한 것은 처음인데 이게 꽤나 괜찮았다.
무엇보다 일상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 그 덕에 매일 스쳐가는 길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길게 체류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니까.
#프라이부르크 #티티제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