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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Dec 26. 2022

살기 위해서 하는 사인

첫 번째 수술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6시쯤에 일어나서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2시간 후면 아침 8시에 병원에서 보내주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게 될것입니다.


병원에 도착 후 부축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준비된 병실로 옮겨집니다.  수술실에 들어갈 준비가 시작됩니다. 병실로 간호사 세 명이 들어옵니다. 각자의 분담을 하고 한 간호사가 종이를 가져옵니다.  설명도 같이 합니다.


이 순간에 잠시 나는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막힌 귀머거리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만약에 죽을 수도…

만약에 정신이 이상해질 수도…

만약에 식물인간 같이 못 깨어날 수도…


그보다

아픔 때문에 고통 때문에 살기 위해서 수술을  결정 했습니다.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이것에 대해 동의하고 인정한다는 사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거절할 수 없는 선택의 사인이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수술•죽을 수도 있다는 수술•동의서에 사인이었습니다.


나 자신 만이 결정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선택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역시 나 자신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사인을 하고 30분 뒤에 수술실로 옮겨졌습니다. 웅장한 기계들이 보입니다. 7-8명 정도의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척추외과 원장선생님이 다가 오셔서 수술 시작을 말씀해 주시고 동시에 마취과 의사 선생님의 대화를 시작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6시간후에 나는 천천히 깨어나고  숨을 쉬고 있습니다. 정신도 바릅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나에 삶은 전과 같이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의 몸은 전과 같은 정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번째 수술하는 날이 정해 질 것입니다.  그러면는 나는 다시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에 간호사의 설명과 함께 살기 위해서 하는 사인의 종이를 다시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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