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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Oct 18. 2023

납치

무겁고 두려운 단어입니다.

무겁고 두려운 순간이 기억 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다가 하마스의 납치 관련 기사를 읽으며 갑자기 뉴욕 맨해튼에서 겪은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나와 나의 친구는 같은 나이•같은 학교를 다녔고•둘 다 위험을 감수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학교 과제가 끝나고 우리는 Saint Marks Place 다운타운으로 택시를 타고 야키토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향했습니다.

우리는 타이쇼에서 친구는 맥주•나는 사케를 주문하며 야키토리 세트를 즐겼습니다.

비슷한 나이와 성격을 가진 우리는 서로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던 중•갑자기 검은색 상자 같은 차가 우리 앞에 멈춰섰습니다.

차 안에는 운전자를 포함한 네 명의 남자가 있었습니다.

우리 둘은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나는 “Call  the police~”(“경찰을 불러주세요~”)

나의 친구는 “Help! help please~”(“도와! 제발 도와주세요~“)

동양인 여성 두 명의 외침은 주변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검은색 상자 같은 차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의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만약 그 순간 나와 친구가 함께 있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24시간 잠이 들지 않는 관광객들과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타임스퀘어 근처의 호텔로 향했습니다.

그 밤 우리는 서로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밤에 개인적으로 다니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한 사람은 큰손의 딸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의 여자 친구였습니다.


이후 우리는 더 가까워졌고 졸업과 동시에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맨하탄 44 서쪽 44가에 있는 로얄튼 호텔 커피 라운지에서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연락처를 지웠습니다.

아쉬운 이별이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몇년의 세월이 흐른후에 친구가 한국에서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친구가 잘 지내고 있다는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친구를 찾으려면 찾을 수 있겠지만•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우리 둘은 각자의 삶을 조용히 살아가고 싶었던 것 일것입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서로의 얼굴은 변했을지 모르지만•알아볼수 없을수도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그 속에 담긴 기억을 통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제 장애를 가진 삶을 살게 되었지만 나는 나의 딸을 지키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아가려는 준비를 합니다.

혹시나 이 글을 그 친구가 읽게 된다면 마음 속에서 조용히 외쳐봅니다.

"친구야, 정말 오랜만이야. 그때로부터 벌써 20년이 흘렀구나."


Yakitori Taisho-야키토리 타이쇼
Royalton New York- 로얄튼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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