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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Aug 17. 2024

시어머니가 티파니 매장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며느리의 그 어떤 사연들은 계속됩니다

시월드( 媤 world)가 무엇일까?

시월드는 "시댁" 혹은 "시집살이"를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인

터넷 신조어이다.

-위키백과


팟캐스트를 통해 함께한 짧은 시간은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이야기 사연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엄마이고 며느리가 처음이라서 겪는 어 려움은 당신 혼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희망을 위해 그들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사연을 응원하며 표현합니다.



알파인 뉴저지- 3년 차 며느리


며칠 전에 시어머니에게서 문자를 받았습니다.

티파니 매장에서 만나자고 하시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놀랐습니다.

평소 잘 나누지 않던 대화 속에서 시어머니가 갑작스럽게 그런 장소를 고르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첫 손주를 출산한 기념으로 선물을 주시려 한다는 이야기를 오빠(남편)한테서 전해 듣고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떨리고 어색한 마음으로 약속 당일에 티파니 매장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와보는 티파니 매장의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한순간 어머니와 친구분이 보여서 다가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해진 층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후  하얀 리본으로 묶인  하늘색 작은 상자를 직원이 가져온 후 제 손에 건네졌습니다.

시어머니와 친구분은 열어 보라고 하십니다.

그 안에는 투명하게 영롱히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당신의 외동아들 집안에 첫 손주를  출산해 준 며느리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말하셨습니다.

3년 차 며느리로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 감동과 함께 부담이 동반하는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후 시어머니는 친구분들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다과를 준비해 드리기 위해서 저 역시 시댁에 가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우리 며느리에게 티파니 반지를 선물했어. 첫 손주를 낳아 준 고마움에 특별히 준비했던 거야! “

시어머님의 자랑에 친구들분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에 시어머니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한 달쯤 지나서 오빠에게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시어머니가 선물해 주신 반지에 관한 것이었는데•그 반지는 사실 시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다이아몬드 알에 티파니 매장에서 새로 세팅해 주신 반지이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빠가 이 얘기를 해준 이유는 나중에 혹시 시어머니의 극성스러우신 친구분들 또는 친인척들이 소식을 듣고 티파니 반지 증서를 궁금해할 수도 있으니 미리 알고 있으라고 하는 당부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니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어머니에게는 티파니 매장에서 세팅했기 때문에 그 반지가 “티파니 반지”일 수 있지만•저에게는 왠지 모를 불편함이 생겼습니다.

이 반지를 정말 “티파니 반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그리고 그렇게 대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티파니에서 새로 세팅만 한 것이라고 시어머니가  설명을 해주셨다면 이런 혼란스러움이 없었을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선물해 주신 그 다이아몬드 반지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 보면•그것은 단순한 물질적 가치를 넘어 시어머니의 생각과 고마움이 담겨 있는 선물입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자랑하시는 시어머니의 “티파니 반지”에 대해•며느리인 저는 “티파니에서 세팅한 반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답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한편으로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며느리를 위해 “티파니에서 세팅한 반지를” 정성껏 선물을 준비했는데 정작 며느리가 그 반지를 시어머니가 자랑하신 대로 “티파니 반지”로 그냥 넘기지 못하고•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답답하게 생각하거나•며느리가 고지식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시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이 반지에 대한 이야기는 시어머니의 친구들•명절에 만날 친인척들•그리고 다가올 첫손주의 돌잔치 등에서 계속 화제가 될 것같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이 반지의 무게를 견디기가 너무나 무겁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3년 차 며느리는 전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후•자신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성격이었기에•시어머니•오빠가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즐겨 구입해도 이를 착용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일로 인해 며느리는 불편한 입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시어머니의 지인분들이 “티파니 반지”에 대해 물어보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시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오빠 역시 모른척하라는 것은 시어머니의 성격을 알기에 노여움을 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가치와 실제 의미 사이에서 느끼는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중심에 있는 건 여전히 며느리 자신이기에•더 복잡한 심정만이 느껴질 뿐입니다.


뉴욕 티파니 앤 코 (Tiffany & Co.) 727 5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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