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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Aug 16. 2024

시어머니 그리고 수면 위내시경

시월드( 媤 world)가 무엇일까?

시월드는 "시댁" 혹은 "시집살이"를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인

터넷 신조어이다.

-위키백과


팟캐스트를 통해 함께한 짧은 시간은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이야기 사연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엄마이고 며느리가 처음이라서 겪는 어 려움은 당신 혼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희망을 위해 그들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사연을 응원하며 표현합니다.


잉글우드 크레스킬- 15년 차 며느리 레건 엄마


두 달 전부터 시어머니께서 수면 위내시경을 함께 받자고 제안하셨습니다.

40대 중반의 레건 엄마는 아직 이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와 남편의 권유로•그보다 아들 레건이 “엄마 어디 아픈데 없는지 검사해보세요!”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15년 차 며느리인 그녀는 아내이자 엄마로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중심을 잡으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결혼한 지 2년쯤부터 남편에 대한 모든 것을 며느리에게 묻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불편 했습니다.

직접 남편에게 물어보시면 좋을 텐데•항상 며느리를 통해 확인하셨습니다.


수면 위내시경을 받는 날•시어머니와 처음으로 서로 가까이 앉아 의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15년 차 며느리조차 어색한 상황이었고•시어머니 역시 의자를 조금 옮기라고 하셨습니다.

레건 엄마는 처음 받는 수면 위내시경에 약간의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먼저 내시경실로 들어가셨고•그 후 레건 엄마도 다른 내시경실로 들어갔습니다.

시어머니는 끝나신 후 휴식 공간으로 침상에 실려 옮겨졌습니다.

간호사들의 질문에 무의식 중에 눈을 뜨고 말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몇 분 후 레건 엄마도 같은 공간으로 침상에 실려 왔습니다. 간호사들의 질문에 무의식 중에 잠시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몇 분 뒤•간호사들이 다시 와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상태를 확인하고 질문을 한 후에 정신을 차리고 깨어났습니다.

레건 엄마는 불안했던 수면 위내시경을  무사히 마치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웨이팅 룸에서 기다리던 남편이 운전하여 시어머니와 레건 엄마는 가까운 한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남편이 주문을 하고•모두 조용히 식사만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쉬고 싶다고 하셔서 집으로 먼저 모셔다 드리고•레건 엄마는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레건을 학교에서 픽업하기 위해서 나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운 레건 엄마는 천천히 휴식 공간 안에서 일을 되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수면 위내시경 후•무의식 상태에서 간호사들 때문에 잠시 눈을 뜨고 몇 마디 말을 했던 것 같았으나•정확히 무엇을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레건 엄마는 문득, 시어머니가 직접 아들에게 연락하는 대신 항상 며느리인 자신에게 안부를 물어보시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무의식 중에 말로 표현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녁,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이야기하셨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아들아, 혹시 전에 내가 너한테 레건엄마 말을 잘 따르는 것 때문에 불편하다고 했던 걸 얘기하지 않았겠지?"라고 물으셨다고 합니다.

남편은 시어머니께 ”간호사들이 한국말을 못 알아듣고•레건엄마는 무의식 상태였기 때문에 어떻게 들을 수 있겠어요! “대답했다고 합니다.


15년 차 며느리 레건 엄마는 전합니다.

결국,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무슨 말을 했는지•서로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간단히 미국이기에 간호사들이 한국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서 상관없다는 것과 시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같이 무의식 상태여서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떻게 아냐는 남편의 답뿐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시어머니와 며느리인 레건 엄마 사이에는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분위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이제 며느리 레건 엄마에게 전화를 하기보다는 문자로 당신 아들의 안부를 묻는 편이라고 합니다.

며느리 레건 엄마는 전화보다 남편의 안부를 묻는 시어머니로 부터 문자를 받는 게 전보다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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