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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Dec 06. 2016

평정심에 대한 의문

지구별 생존기


다시 시작한 사람 마음 이론 공부.

모두 공부하고 나면 갈기갈기 찢어서 교과서를 불쏘시개로 쓰라던 어떤 교수님의 말씀을 언제면 실현할 수 있을까.


결국, 다시 이론 책 앞에 앉았다.


사람 마음 분야를 개발하고 앞서갔던 프로이트 할아버지를 포함한 그들 중 몇몇 분들은 불안 vs 안정과 같이 이분법적 인간 발달 과업의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이야기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영아기에는 신뢰감이 필수 요소이다. 이 시기 주 양육자가 24시간이라는 육아 전투에서 꾸준함과 일관된 양육태도는 아기에게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안정적인 돌봄을 받은 아이는 안정이라는 결과물을 획득하고 성공적으로 이 시기를 지나게 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발달과업 실패는 영아기 고착으로 이어진다. 한 마디로 몸은 크지만 고착된 영아가 내면 한편에 평생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안타까운 점은 영아기 발달과업 실패가 유아기 성공으로 이어지긴 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사람은 평정심을 갖기 어렵다. 몸은 다 자랐지만 내면 한편에 성장하지 못한 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채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자신의 모습이 들킬까 봐 긴장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된다.


마음이 너무 아파 내 몸 하나 건사 하기도 쉽지 않던 시절 접했던 사람 마음공부는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 했었다. 평화가 오고, 한 마디로 이리저리 치이는 마음에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 했었다.


최근,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상담받기 전 그토록 원했던 평정심을 나는 이루어 가고 있는 걸까?'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슬픔, 외로움, 공허, 죄책감들이 내 온 마음을 점령해 기쁨은 자릿세를 따로 값 비싸게 치러야만 내어줄 것 같은 착각마저 들 때가 다반사다.


평정심, 그것이 감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것일까?


'힘은 다른 곳에서 오지 않는다. 너의 몸부림만이 너를 강하게 할 것이다.'는 간디 할아버지 말씀처럼, 평정심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


어쩌면 먼저 앞서 갔던 사람 마음공부의 창시자들이 틀렸던 것은 아닐까?


누구나 불안과 안정을 넘나들며 하루에도 수십수백 가지의 감정을 느끼며 널을 뛰는 것, 그것이 삶은 아닐까?


안정과 신뢰 등 좋은 발달과업의 결과만을 갖고 사는 사람이 지구 상에 몇 사람이나 될까? 


인간 중 그 어느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쉬이 가질 수 없는 영역이 평정심이란 녀석의 특징은 아닐까?


그리하여 찰나와 같이 빛나고 사라지는 잠깐 맛보는, 그것이 평정심은 아닐까?


인생 어딘가 선물처럼 자리하고 있을 평정심이란 녀석을 발견하기 위해 오늘 하루도 투쟁에 가까운 몸부림을 하고 있을 당신과 나를 응원한다.


https://youtu.be/jCcdJg2uv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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