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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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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Dec 12. 2016

괜찮아, 좀 울어도 돼.

지구별 생존기

퇴근길, 지하철 안.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던

감정의 바닥을 본다.


스스로 모든 것을 다 놓았다며

해탈에 가까운 경지에 이르렀다 싶을 때 찾아오는 무너짐은 아직도 놓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묻게 만든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목적지가 있기는 한 걸까.

과정이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갈 뿐이다...

나 또한 그렇게 지나갈 뿐이다...


무너진다.


나만이 알고, 나만이 들을 수 있는 흐느낌..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소리..


한참을 그렇게..


아이를 낳아 키워도 모자를 나이에,

아이처럼 운다. 바보같이.


뭔지 모를 허탈함과 쓸쓸함에 주저앉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


맘껏 울기라도 해.

괜찮아. 그 정도도 못하면 어찌 살아.

괜찮아. 울어도 돼.

괜찮아. 괜찮아.

적어도 오늘만큼은..

괜찮지 않았던 만큼 울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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