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ppleLee Feb 21. 2017

여행

지구별 생존기


가보지 않은 곳의 날씨와 상황을 상상하고 짐을 정리한다.

마침내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지난 여행에서 돌아와 미처 다 풀지 못한 캐리어 속 짐이 발견된다.


헛 웃음이 난다.


'으이그, 이 놈의 정신머리'


주섬 주섬 옷가지를 캐리어에 던져 놓는다.


'일단 잊어버리지 않게 이렇게 두고 나중에 한번에 넣자'


대충 가져가야 할 옷가지와 물건이 정해지고 난 뒤 캐리어에 짐을 넣었다.


몇 개 되지 않는다 생각했던 짐이었는데, 막상 넣기 시작하니 자크가 닫히지 않는다.


일상 속 나는 늘 뭔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결핍에 시달린다.


여행을 위한 짐을 모두 정리하고 내 방 안 옷장과 책장 등 내가 가진 것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아, 너무 많다. 언제 이렇게 짐이 늘었지. 분명 예전에는 24인치 캐리어 하나 만큼의 옷가지 뿐이었는데...'


결핍감은 순식간에 포만감으로 바뀐다.


여행을 갈 때마다 느낀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갖고 있구나'


짐정리가 필요한 이사와 여행의 순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부자인 지, 가난한 지 눈에 드러나게 판단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부디, 이번 여행에서 돌아올 땐 짐이 늘지 않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땡스, 브런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