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생존기
나는 모른다.
출근 길, 미처 다 말리지 못한 머리칼 창문에 겨우내 기대어 덜덜거리는 버스의 출렁거림을 온 몸으로 전달하는 그대의 고단함을...
나는 모른다.
출근 길, 그대 손에 들린 한 권의 책이 지친 그대 삶의 몇 안되는 온전히 그대를 위한 휴식임을...
나는 모른다.
퇴근 길, 저벅 저벅 걷는 그대의 뒷 모습이 오늘도 하지 못했던 말, 했어야 했던 말들 마음에 한 껏 담아둔 무거움임을...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 어떤 이유로 그 어려움들 견뎌내며 살아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