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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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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Jul 31. 2018

추억

지구별 생존기

얼마예요?


난청을 앓고 계신 지 한번에 듣지 못하신다.

몇 번을 생각하고 생각하다 겨우 어렵게 입을 뗀 한 마디였건만 

재차 묻는 그의 입이 야속하다. 


10억이요.


평생동안을 모아도 만져볼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 뒤로 여기에 백숙집을 하면 정말 잘 될거라며 어필하며 내게 집을 팔아보고자 하는 그의 말이 아프게 들렸다. 



떠나온 지 15년 만에 다시 찾아간 어릴 적 살던 곳, 유일하게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집 한채였다. 

담벼락 한 켠에 가시틈으로 열리던 탱자나무가 어찌나 시던지.. 

그 때만 해도 그 동네에서 한 두개 열매 따먹는 건 절도죄에 해당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돌아보면 참 좋은 시절이었다. 


그렇기에 다 자라 불혹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다시 돌아간 것일까 싶다. 

내 마음 속 고향이자 어머니 품과도 같던 그곳에 돌아오고 싶었다. 


그저 한번 보고 오자던 마음으로 출발했던 내 발걸음이었건만 얼마인지 금액을 묻고 있는 내 자신을 보니 의문과 변명이 오고 간다.


왜 물었어? 진짜, 사려고?

그러게.. 왜 물었을까... 

돈으로라도 사고 싶은 추억이니까.

저 집을 산다고 그 추억이 사지는 게 아니자나.

그래, 그러니까. 그래서.. 그래서 더 사고 싶어지더라. 

그렇게라도 갖고 싶은.. 



어쩌면 그래서 나는 이미 다 가진 사람일 수도 있겠다. 

수억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추억을 품은 가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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