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생존기
뭔가에 마음을 쏟으면,
그에 따른 결말에
해피엔딩을 기도한다.
허나, 인생은 늘 그렇듯
내 기대를 저버리도록 철저히 준비된 것 같은 순간들이 허다하다.
마음을 쏟되,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좋다고 말 할 수 있는 대인배가 언제쯤 될 수 있을까.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 앞에
마음 쏟았던 내 선택을 비난하는 것에만 멈추면 참 좋겠는데...
꼭, 굳이 한 발 더 나가 비아냥을 퍼붓는다.
그러고나면, 내가 이태껏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에 빠져 어떤 기대도 희망도 놓아버리게 한다. 결국 껍데기 뿐인 이 세상이라며 삶조차 놓아버리고 싶어지는 이 마음은 어디에서 구원 받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