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발행 안내]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10월 마지막 날 브런치 관리자로부터 받은 친절한 독촉 글이다. 벌써 몇 번째인가... 그 후로 닷새 만에 밀린 숙제처럼 짧은 글을 써본다. 일도 마음도 바쁘고 번잡해 브런치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책 한 권을 읽은 참이다. 조민의 에세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큰 기대도, 실망할 준비도 하지 않고 한 꼭지씩 읽어나갔다. 읽다 보니 메모를 해놓고 싶은 부분들이 보여 눈이 예민해졌다. 살아가는 방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 난관을 헤쳐 나가는 태도에서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았다. 일이든 공부든 여행이든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그녀와, 계획 없이 대충의 큰 아우트라인만 그려놓고 그날의 컨디션대로 뭔가를 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마냥 쉬어가는 나와는 서로 많이 달랐다.
하지만 흔들릴 때가 있더라도 자신을 믿고 나아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결정권자가 되고, 타인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는 것. 이런 의지와 태도는 어떤 유형의 사람에게든 자신을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똑똑한 방식 아닌가. 관계가 주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으로 일상에 균형을 잃고 있던 나는 머릿속이 명료해지는 것 같았다. 아, 그래야겠구나. MZ세대에게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운 순간이었다.
나는 결코 가볍지 않은 배움을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에게서 얻을 때가 많았다. 심지어 어느 청소년 A에게서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을, 또 다른 청소년 B에게서 조용한 품위가 무엇인지를 배우기도 했다. 어른이 아닌 이들에게서 배울 때의 감동은 신선하고 특별하다. 그리고 더 닮고 싶어진다.
조민이 가족과 자신에게 닥친 감당 못 할 상황에서 기를 쓰고 지키려 했던 루틴은 너무나 사소한 것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내려 마시기, 아침은 건너뛰기, 공복으로 운동하기,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오후에 공부하기, 친구들과 나가서 이른 저녁 맛있는 것으로 챙겨먹기, 일주일에 한 번은 나가서 친구들과 놀기 등.’(158쪽) 우리는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들조차 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수도 있다. 내가 그런 상태에 이를지도 몰랐던 순간, MZ세대 조민이 “이렇게 이렇게 해봐”라고 답을 알려준 것 같았다. 땡큐, 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