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검사 말고 팀원마다 있는 그대로의 다름을 이해할 것
예전에 PO 역할을 맡았을 때,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꽤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조금씩 깨닫게 됐다.
시간이 흐르며 확신하게 된 게 있다. 사람이 10명이면 성격도 10가지이고, 비슷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환경, 관계, 쌓아온 경험도 모두 다른데 어찌 같은 또는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비슷하게 보일 때도 그 안엔 다름이 있다.
요즘 MBTI가 빠지질 않는 이야기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이었고 지금도 사그라들지 않았다가 맞겠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MBTI 뭐예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이 안에서 궁합을 맞춰보기도 하고 어느새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이 안에서 궁합을 맞춰보는 이들 마저 있다. 참고용으로는 유용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단정하는 도구처럼 쓰일 땐 조심스럽다. 어떤 사람은 매번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하고, 그 날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MBTI를 듣는 순간, 은근히 선입견을 갖게 된다.
회사에서 얼마 전 팀 빌딩 차원에서 강점 검사를 했다.
모두 개별로 응답한 뒤, 조만간 각자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 시간을 갖기로 했다. 수백 개의 질문 속에, 가장 길었던 파트 2에서는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느낌이었다. 두 가지 문장 중 더 가까운 쪽을 고른 뒤, '그렇다',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는 형식이었는데 나는 기준이 애매한 문항에는 대체로 '그렇다'를 선택했다.
20년 가까이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럴 수 있지' 하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지, 확신하지 않는 문항에는 무리하지 않게 답했던 것 같다. 그 결과 예상대로 내 그래프는 높지 않고 평이하게 나왔다. 의외였던 건, 그간 상사들에게 피드백 받았던 내 강점이 이번 검사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는 다른 게 아닐까?)
결과 공유 시간을 앞두고 기대와 걱정이 함께 든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참고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는데, 혹시나 그 결과를 성격이나 성향과 같다고 단정짓고 깊이 알아가는 시도도 없이 '이 사람은 이런 스타일이구나'하고 결론 내버리는 자리가 되진 않을까. 이해해가는 자리가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웃자고 하는 검사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나?
아무튼 이런 검사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그저 참고 자료 정도로만 활용하면 좋겠다. 사람을 정말 알아가는 일은 여전히 직접 부딪히고 대화하는 과정 속에 있다. 서로의 강점을 통해 접점을 찾고, 다양성 안에서 공감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 난 그것이 진짜 팀워크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팀원들의 강점이 실제 업무와 협업에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방식으로 더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소통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