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너의 하루

애플 무스와 어린이집

by 애플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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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가기로 강하게 마음을 먹고 아가를 어린이집에 보낸 거였지만

한 달 동안 애플이는 남편이 아침에 데리고 갈 때나 내가 오후에 데리러 갈 때 전부 울었기에

우리 가족은 마음이 몹시 힘들었다.


안 그래도 나는 이 나라로 이주한 후 필수 의무인 네덜란드어 어학 시험과 임신, 출산, 육아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프리랜서라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신랑이 주 5일 풀타임, 나는 주 2일과 평일 밤 시간에 일을 한다.


어린이집 비용이 비싸고 또 양쪽 부모 모두가 일해야 어린이집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에

나와 남편 모두 일을 하긴 하는데

내가 번 돈은 세금에 어린이집 비용 등을 내면 얼마 남지도 않아

우는 애플이를 보며 그냥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내가 집에서 키우며 아기가 무료인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내 일은 그만 할까...라는 고민을 한 적이 수도 없이 많다.


마음이 힘들었던 내가 인스타그램에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애플이가 너무 많이 울어서 마음이 안 좋다는 만화(다른 에피소드) 올린 적이 있었는데 많은 엄마 팔로우 분들께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처음엔 울어도 곧 적응을 하고 잘 놀더라고요.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더라고요.
저희 아이들은 적응하는데 2달 걸렸어요. 너무 조급해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엄마의 몸 건강, 정신건강이 좋은 게 결국은 아이에게도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등등의 본인의 경험들에서 우러나온 좋은 조언들을 잔뜩 해주셔서 조금은 힘이 났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나를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래서 눈을 질끈 감고 우는 애플이를 계속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었다.

대신 나도 그 시간에 예전에는 애플 이를 데리고 하기 힘들었던 일들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과의 미팅, 인터뷰, 화상 회의 등등...


확실히 밤이 아닌 오전에 집중해서 일을 하니까 졸리지 않아서 집중도 잘 되었고 일의 효율성도 높았다.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육아와 일의 발란스를 맞추는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도 한 달이 지나며 애플이는 점점 어린이집이 익숙해졌고

이제는 남편이 데리고 가면 그곳에서 반갑게 반겨주는 친구들 덕분에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거나

내가 데리러 가도 내게 뛰어와 우는 대신 그곳에서 더 놀고 싶어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애플이를 데리러 갔을 때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내게 주셨던

애플 무스가 담긴 병을 보고는

생각보다 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내가 미처 생각해서 챙겨주지 못했던 활동들을
어린이집 친구들, 선생님과 즐겁게 배울 수 있구나.

아이가 나와 남편만 찾으며 하루 종일 우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없는 너의 하루는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서 그 날 이후로는 애플이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어린이집 매니저분과 미팅을 가졌을 때 들었던


아기가 부모와 헤어질 때 운다는 것은 사실 좋은 현상이에요.
아기와 부모가 건강한 애착관계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라는 말은 그 후로 내가 어린이집에 애플이를 보낼 때 아이의 눈물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하였다.


시나몬 향이 가득한 애플 무스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은 저녁 이후로

나는 어느새 아이와 내가 함께 한 뼘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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