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어느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까?
네덜란드에는 참으로 다양한 교육철학과 교육방식을 가진 어린이집과 학교들이 있다.
처음 들어본 이름들도 있을 정도로 종류는 많고 참 다양한데
먼저 학교를 기준으로 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네덜란드 정부에서 세운 학교,
독일에서 들어온 발도로프, 예나 플랜, 이탈리아의 몬테소리, 미국의 달튼, 스티븐 잡스 스쿨 등과 같은
다양한 학교들이 있고
종교계에서 설립한
기독교 학교, 천주교 학교, 무슬림 학교 등이 있으며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학교도 있다.
국제학교를 제외한 학교들은 전부 공립이고 무료이다.
(국제학교는 비싸다)
학교에 딸린 어린이집들이나 놀이학교들은
어쩔 수 없이 커리큘럼, 인테리어, 장난감, 식단 등에서
그 학교의 교육 철학과 교육방식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발도르프 학교는 예술 수업들을 수업에 적용시킨 수업들이 많고
달튼 학교는 학생 자신이 스스로 계획을 짜 실행하는 교육 방식 위주로 진행되고
스티븐 잡스 스쿨은 아이패드로만 수업하는 등
각 학교의 교육 철학들은 뚜렷하다는 특징과 함께 보내는 학부모들의 호불호가 뚜렷할 수밖에 있다.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거리 등의 각자의 상황, 철학, 기준들, 호감도 (때로는 주변 추천) 등에 의해
학교들을 선택하는 편이다.
나는 고심하다가 저 많은 종류의 어린이집들 중 발도로프 어린이집을 고르게 되었다.
먼저 내 주변에는 발도르프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조언이나 의견들을 물어보기 쉬웠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남편 L의 직장, 우리 집에서 가까웠다.
그래서 나도 임신했을 때부터 발도르프 교육식 철학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미리 많은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점점 더 나의 아기는
발도로프 어린이집과 학교들에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라 조용하고 푸근한 장소를 좋아하는데
발도로프의 원목 장난감, 친환경 재료, 자연광을 중시하는 인테리어 들은
그러한 나의 예민함을 많이 누그러뜨리는 기분이 들었다.
(적어도 애플에는 나처럼 예민한 사람으로 자라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를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10년 넘게 같은 철학의 비슷한 분위기의 교육 시설에 보낼 수 있다는 점과
또 학교의 모든 어른들이 그 아이의 이름을 알아 불러 줄 수 있을 정도로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일부러 작게 유지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든 것은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십 분도 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였다.
아무리 발도로프 학교였더도 거리가 멀었다면 안 보냈을 것이다.
발도르프 학교는 한국 방송에도 한번 소개된 적이 있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유명 사립학교가 발도르프학교인데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은 최대한 늦게 테크놀로지를 접하기 하기 위해
자연에서 온 재료를 사용하고 모든 감각을 중시하는 이 학교에 보낸다고 하였다.
이 학교의 커리큘럼은 자신감, 자기 훈련, 독립적 사고, 팀워크, 예술적 표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 있는 대안학교들 중에서도 발도르프 교육 철학을 가진 학교들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실제로 애플 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처음 발도로프 어린이집에 찾아갔을 때
이곳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어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책에서 읽었던 대로 각이 없이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건물,
나무로만 이루어진 실내 교실과 자연적인 소재의 장난감들, 부드러운 양모, 천 등등..
따뜻하고 친환경적인 재료들로만 이루어진 자극적이지 않은 어린이집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우리 가족들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간식이나 모든 식재료들은 유기농에 비건 식단이었고
인위적인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티브이나 스크린 등 전자기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관련 책들을 읽으며 상상하던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애플이를 그곳에 지금까지 보내기로 결정했다.
첫 한 달간은 아기가 어린이집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그 후로는 다행히 지금까지 즐겁게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 계속 애플이를 보내고 있지만
내 주변에는 아이들을 발도로프 말고 다른 타입의 학교들에 보내는 친구들이 사실 더 많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친구들도 있고
차가 없는 친구 중 한 명은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서라도
자기 아이를 멀리 있는 달튼 학교에 보내는 경우도 보았다.
물론 다른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네덜란드의 학교들은 어떤 학교를 고르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교 철학과 종류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성향에 맞는 교육철학,
또 부모가 안심하고 믿고 보낼 수 있는 그 교육기관에 대한
신뢰도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서는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아이 성향에 맞지 않아 중도에 바꾸는 경우도 간혹 봤다.
자신의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먼저 살피고
학교를 선택한 후 다른 학교 철학들을 지적하기보다는 서로 존중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 새삼 느낀 것인데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자랐으면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자신들의 상황에서 충분한 고민을 했을 테고
그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부모들이 자신과 다른 학교를 골랐다고 해서
가끔 뒤에서 단점들만 찾아내어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들이 그 교육의 전공자 거나 아이를 직접 보내는 학부모가 아니라면 아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비난 대신 다른 부모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했으면 좋겠다.
남들이 자신과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첫날과 이튿날 함께 방문했던 발도로프 어린이집에서 잘 적응해 놀고 있는 애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