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느끼는 시간
자주 그렇지만 오늘은 특히 그런 날,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지만 특별히 말할 사람이 없고,
그냥 넘기기는 아쉽고, 느끼는 감정은 너무 많고.
80년대 '라붐' 음악을 듣고 있으니, 40대 중반의 인생 선배들이 그 시절이 그립다고 이야기하고
'라라랜드'를 듣고 있으니 언뜻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많고
알고리즘에 의해 알지 못한 OST 를 듣고 있으니 잊을 수 없는 영화와 노래라며
20대들이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나보다 10년이나 젊은 그들은 아직도 너무 젊은데 고작 몇 년 전인 그 시절을 추억하는게 놀라웠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그 때 그랬고, 인생 선배들이 보기에 나도 아직 그들처럼 참 젊다.
생각보다 내 젊음이 훅 달아난 기분이고, 내가 아직 20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은데 청년은 지나고 중년으로 향하는 이 기분이, 앞으로 더 진하게 나아갈 이 세상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 내가 20대 때 40대 그들이 아직 마음은 20대 같다고 할 때, 그냥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그 말이 너무나 실감나게 다가온다.
아직 젊은데, 이렇게 인생이 흘러가고 지나간다는게 훅 느껴진다.
아직은 적당히 젊어보이고 (누군가에게는 늙어보이고) 적당한 젊음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또한 그냥 지나간다는 사실이, 이렇게 내 젊음이 흘러간다는 사실이 새삼 크게 느껴지는 밤이다.
소피마르소의 그 시절을 보니 너무나 아름다운데,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
라라랜드의 스토리가 아쉽지만 완벽한 이야기라 느껴지는데 그 아쉬운 슬픔에 다시 보기 어려운데
그 음악을 들으며 나에게 그런 젊음과 꿈이 있었다는 것,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며 되게 이상한 몽상을 하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성장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나를 느끼는 것,
그런 시간이 참 오랜만이고 그냥 아름다운 것이 지나갔고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다가온다는 것에
스스로를 위로하게 된다.
아이들이 나온다. 현실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