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공간
집을 정돈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리된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을 비워내듯 나를 단정히 하는 것과 같다.
그토록 정리하고 싶었던 집을 거의 한달에 걸쳐 비워냈다.
결혼생활 10년, 한 번의 이사
우리 살림은 꾸준히 늘기만 했을 뿐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아이들 어릴 땐 다 그래"
"마음을 비워"
그런 말들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었다.
나는 늘 그랬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지, 같은 상태로 내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내게 모두 애착과 추억이 있는 물건들을 비워내기란 쉽지 않았다.
모두 잘 활용해왔던 것들은 그러한 이유로,
잘 사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 것은 더 활용해야겠다는 이유로,
나의 모든 공간을 잠식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씩 늘 대청소를 했지만,
하루 이틀이면 금방 어질러진 상태로 돌아갔다.
내가 그렇게 높은 이상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닌데,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데,
그게 참 안되었다.
남들이 다 하고 있을 것 같은 그것이.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조금 어질러진 그 상태에서도 일상을 유지해간다는 것이고
나는, 그렇게 정돈되지 않은 공간에서 숨쉬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모든 짐들이 나를 눌러오는 그 기분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
그렇게 1월 한달 간, 우리집의 모든 물건들을 마주했다.
작별을 고하고 대부분은 버렸다.
쓸만하다. 중고로 팔까. 하는 마음은 나의 마음 속 일을 하나 더 추가시키곤 했다.
그 중에도 물론 당*에 무료 나눔을 하거나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내놓기도 했지만,
주로 그렇게 사진을 찍고 응답을 하고 시간을 맞추는 일은
나를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기로 했다.
아까운 것. 기부가 되는 것. 나눔이 되는 것.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다 이유가 있는 것지만,
나는 내 마음을 조금 더 신경쓰기로 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그 이전의 하루만에 정리했던 그 때와는 다르길 바랐고,
다행히 그 때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모든 물건의 위치를 정해주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지만
어느새 나는 그것들에게 거의 대부분 자리를 정해주었다.
다시는 새로운 물건을 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순간도 지나고
가디건을 하나 샀다.
그리고 보풀이 일고 팔이 늘어난 티셔츠를 또 버렸다.
사는 것에는 조금 많이 신중하게 됐지만,
버리는 것은 조금 덜 신중하기로 했다.
지금 이 마음도 행동도 또 언제 변할지 모르지만,
언제나 내가 숨쉬는 이 공간을 아끼며 정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