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드러진 날들이 아니라도

내가 바라는 보통의 하루

by 애플슈즈



그렇게 숱한 책들을 읽으면 뭐하나 싶게


엉망진창인 하루가 있다.


분명 화낼 일도 아니었는데,


화낼 것도 없었는데,


나는 왜 화가 났을까.


왜 나는 짜증을 부렸을까.


나는 왜 다정하지 않았을까.



참 모순되게도 내가 읽은 책들은 모두 내면의 마음강화와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알면서도, 이제는 그걸 알면서도


내 안의 또다른 악마들에게 언제든 자리를 내어주곤 한다.


그렇게 열정적이고 선하게 살고자 배우고 있으면서


보통의 마음도 아니게 되는 날들에 실망하고 후회하고 무너져 내린다.


뭘 그렇게 멋드러지게 살려고.



남들 다 그냥 사는 보통의 하루가 그렇게 어려웠던건지.


남들도 다 이렇게 아등바등 하는건지.


심지어 나는 아등바등 할만한 것도 없는 듯한데


아빠의 말을 빌리자면,


'호강에 겨워서 요강에 x 싸는 소리'


맞다.



아빠는 나와 가장 닮은 사람이라


나에게 가장 강력한 DNA를 물려준 사람이라


내 마음을 아신다.


엄마는 그리보면 참 피해자다.


아빠한테, 딸한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자신을 쌓아오셨다.



이런 엄마에게 아직도 손내밀고 있고 아직도 짜증을 내고 있다.


내 남편은 무슨 죄인가.


착한 사람인데 착하다고 답답해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융통성 없다고 핀잔듣고



모든 것이 나로 인해 기인된다 생각하니, 내가 더 잘 해보고 싶은데


왜 보통의 하루도 보내기 힘든걸까.



멋드러지게 살려고 하기보다


먼저 보통의 하루를 목표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이상은 여전히 높은데,


분명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는데,


보통도 사실 참 어렵다.



살아보니,


감정 조절을 하는 자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공부해야 할 분야가 또 생겼다.


감정


너란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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