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무너지고 일으키고

무너지는 것에도 뜻이 있는걸까?

by 애플슈즈


문득 나는 끝없이 무너지게 설계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무너지기를 반복하는데,


다행인건 이제는 그래도 전보다 조금은 더 쉽고 빠르게 다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나를 일으키는 힘들을 조금씩 익혀나간다.


남들은 일어나서 걷고 뛰고 달리는데


나는 아주 아주 느리게, 조금씩 걷다 넘어졌다 힘이 없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를 잡아 일으킨다.


이제는 내가 나에게 손 내미는 방법을 알아서 내가 나를 일으킨다.


나는 왜 이러는걸까.


나는 왜 이렇게 설계된걸까.


원망이 많던 시절, 여전히 불만스러울 때도 많은데,


이 설계에도 뜻이 있는게 아닐까.


내가 이렇게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순간,


걷고 뛰고 달리고 있을 나의 모습은 이미 저만큼 멀어져가기도 하는데


이게 나의 몫인 것인지


아니면 내 안에 더 큰 무언가 숨어있는것인지


아직은 미련한건지 몰라도 후자에 기대를 건다.



그래서 이만하면 됐는데, 하려다가도


그렇게 그렇게 나를 애써 일으킨다.


애쓰는 건 오래가지 못한다던데


의지와 노력이 아니라, 습관으로 자동화되는 거라던데


애쓰는 것에서 습관으로 넘어가는 것조차


아주아주 느린 것일 뿐,


안되는 건 아니겠지.


나에게도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고 오늘도 말해본다.


내 안의 수만의 나 중, 가능성이 있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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