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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쌤 Apr 05. 2020

미라클 모닝

다시 시작하는 설렘


오래전에 사놓고 읽지 못한 채 책꽂이에 꽂혀있던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올해 초 꺼내 읽었다.

나만의 아침 루틴으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그로 인해 내 삶이 변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다이어리를 쓰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세 달간 나의 미라클 모닝은 계속되었다. 평소보다 한두 시간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게

참 좋았고 설레는 일이었다. 특별히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신기하게 같은 시간이 되면 눈이

떠졌고 망설임 없이 일어나 씻고 아침 루틴을 해나갔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나의 아침은 늘 분주하고 힘들었기에 나만을 위한 이런 아침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나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국가 봉쇄를 시행하게 되어 4주간에 걸쳐 모든 외국인이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학교와 학원 등이 폐쇄되었고 레스토랑이나 서점, 대형몰 등등이 모두 폐쇄되었다.

아이들의 학교가 휴교를 했기 때문에 애들과 24시간 붙어있어야 했고 한국에 있던 남편도 집에

와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를 위해 쓸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알람 없이도 기꺼이 일어나 일기를 쓰고 나에 대한 긍정의 확언을 하고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읽으며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했었던 나의 미라클 모닝은 점점 침대에서 좀 더 빈둥대기를 반복하게 되었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질질 끌려가듯 일어나 겨우겨우 아침 루틴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변질 되어가고 있었다.



자가격리에 들어간 후에도 나의 하루는 늘 그랬듯 바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바람에 학교에서는 리모트 러닝을 시행했고 이건 고스란히 엄마의 업무가 되었다. 물론 아이들이 알아서 과제를 잘 해내기도 하지만 중간중간에 오류가 발생한다던지 과제 이해를 잘하지 못한다던지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되면 아이들은 여지없이 엄마를 찾았고 이 때문에 아이들이 리모트 러닝을 하는 오전 9시부터 2-3시까지는 아이들에 매여 식사 준비와 청소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일정을 전혀 소화할 수 없었다.



하루 일과 중에 나를 위한 시간은 내기 힘들었고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멍하게 앉아 날아가버린 나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일쑤였다.



하루하루를 바쁘게는 살아가고 있지만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기분이 계속해서 들었고 조금씩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다시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번 느슨해진 나의 아침 습관은 다시 조여지기가 참 힘들었다.

다음날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몇 주 전과는 달리 나와 아이들의 취침시간은 점점 늦어져만 갔고 이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려는 나의 계획은 항상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은 힘들었지만 눈을 떴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조금 더 자고 싶은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지만 오늘부터 바꾸지 않으면 더 많이 무너져버릴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나의 생활 리듬을 찾아보려고 한다.



눈꺼풀이 무거워 자꾸 내 시야를 가리지만 그래도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보기로 마음먹는다.

나는 오늘도 수많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하나씩 이루며 살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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