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믿고 지냈는데,
웃는 얼굴 뒤로 드리운 그림자가 유독 짙게 보였다.
각자 짊어진 삶의 짐들이 버거워 보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참 버겁다.
세상에 던져진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힘들고, 외롭고, 어쩔 줄 모를 순간들이 많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애써 참아내며
고단한 하루를 버텨낸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하 호호’ 웃었다.
어른의 옷을 입은 열여덟 살 소녀 셋이서,
변치 않은 웃음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냈다.
웃음이 위로가 되는 다정한 순간들.
이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부러 더 크게 웃었다.
유난히 과장된 몸짓으로,
시답잖은 이야기에도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각자의 아픔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서로에게 밝은 얼굴로
웃음을 건네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무서운 세상을 혼자 마주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손을 잡고 걷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웃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밝은 미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