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

by 정월

새파란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맑고 파랬다.

온통 푸른 그곳을 걷는다.


발걸음마다 짓눌린 흙바닥이

한숨을 토해냈다.

숨은 흩어지지 않고

공기를 끌며 걷는 다리를 붙잡았다.


무거워진 발걸음에

바닥이 움푹 파였다.

폐부 속 깊은 곳에서

고단함이 터져 나왔다.


묵은 숨은 아주 길었다.

영혼이 빠져나갈 만큼.


푸르고 시린 공기를

힘껏 들어마셨다.


달큰한 청량의 공기.

입 안에서 단내가 난다.


뱉어낸 고단함의 자리에

청명한 밤공기가 채워졌다.


시커멓던 숨들은

공기가 되어 떠오르고,

이내 사라졌다.


나는 푸르고 시린

밤공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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