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사라질 안식처를 위한 기록

by 정월

울퉁불퉁 검푸른 산들이 어깨동무하고

아랫 길, 섬진강 물자락이 유유히 흘러가는 곳.


투박한 지붕들이 들쑥날쑥.

담 넘어 고개 내밀면,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정다운 곳.


넉살 좋은 덩굴의 침범에도

집집마다 무르익는 감나무들이

푸른 손을 흔드는 곳.


어린 마음을 두고 떠나온 곳이다.

보고픈 이를 그리워할 수 있는 곳이다.


일 년 중,

허락된 유일한 안식의 날.


묵은 먼지 때가 스르르 벗겨졌다.

날 것의 안식을 누리던 멀고도 먼 곳.


언젠가 사라질 그곳을

나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영영 잃을 곳에

어린 마음을 다독이며 내내.




- 정월의 말

어른이 되어서야 외갓집에 대한 그리움을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버린 어린 날의 안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따뜻한 그리움으로 남는다는 것을요.

여전히 안식의 날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설 명절을 마무리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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